성/젠더

[Love&Sex] <25>정액량이 많으면 정력이 세다?

정액량은 개인차와 다양한 생리적 요인에 따라 달라져
정액량이 성적 능력이나 활력과는 무관해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정액량과 정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액이 많이 나오면 정력이 센 걸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력이 정액량을 직접적으로 대변하거나 결정짓지는 않는다. 정액량은 개인차와 다양한 생리적 요인에 따라 달라지며, ‘정력’ 즉 성적 능력이나 활력과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정액량은 성적 자극이 강할 때 일시적으로 양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성적인 쾌감이나 반응의 일부일 뿐 정력의 본질과는 다르다.

 

정액은 사정 때마다 그 양이 다르다. 사정 시 정액량은 1.5~5.0mL로 전립선액이 약 3분의 1, 정낭액이 약 3분의 2, 고환에서 유래된 정자가 약 1~3% 정도로 구성된다.

 

정액 내 정자의 질, 말하자면 정자의 수, 운동성 등 자신의 수정 능력이 중요한 지표이지, 정액의 양이 정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정액량은 나이, 건강상태, 생활습관(비만, 스트레스, 피로), 남성호르몬 수치, 금욕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정을 자주 하면 일시적으로 정액량이 줄 수 있고, 오랜 금욕 후에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하지만 이는 ‘저장된 양’의 차이일 뿐, 곧바로 정력과 연결짓기는 어렵다.

 

 

‘정력’의 본질적 의미는 성적 활력, 발기능력, 성욕, 오래 지속하는 능력 등이다. 이들은 남성호르몬 수치, 건강, 혈액순환, 심리적 상태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지 정액량의 영향을 받는 건 아니다.

 

정액량이나 사정력은 ‘일부 지표’일 수는 있으나, 비뇨기과 전문가들은 수정 능력(정자의 질과 운동성)이 더욱 중요한 건강 지표라고 말한다.

 

동양에서는 정액을 ‘기력의 상징’처럼 보는 사상이 있으나, 과학적으로 무사정이 정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정액은 다양한 이유로 그 양이 달라진다. 이러한 원인이 정액의 생산, 수송, 배출에 문제를 일으켜 궁극적으로 양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젊은 연령에서는 성행위 빈도 증가, 탈모나 항우울제 복용, 음란물의 빈번한 소비 등이 원인이다. 중노년에서는 조금씩 감소하면 남성호르몬 결핍(남성 갱년기),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비만, 당뇨병, 등이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한다. 급격한 감소는 전립선비대증 수술, 직장 같은 골반 장기 수술로 인한 사정 관련 신경 손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액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르가슴에는 도달하고도 사정이 전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로 사정액이 조금씩 줄다가 중증 사정 장애로 악화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 원인은 남성호르몬 결핍이나 수술일 가능성이 높다. 오르가슴도 느끼지 못하고 사정도 안 된다면 발기부전, 성 상대와의 갈등관계, 음란물의 강한 자극에 익숙해 일반적인 성적 자극으로는 성적 흥분이 잘 안 되는 상태일 수 있다.

 

치료는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지만 비상식적 기대치까지는 충족시킬 수 없다. 사정이 주 3~4회가 넘어서면 최대의 양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 3회 이상 성관계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원하는 빈도로 한다면 정액량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