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Love&Sex] <30>사정 자주 할수록 전립선암 위험 낮아진다

월 21회 이상 사정은 4~7회 사정보다 33% 낮아
40~49세에서도 32% 감소
정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해...혈류 증가로 산소·영양소 공급 활발


사정할 때 정액 내 노폐물과 발암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의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자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암이다.

 

2024년에 발표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2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8만 2,047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그 중 전립선암은 2만754건, 전체 암 발생의 7.4%로 6위를 차지했다. 2017년보다는 58% 증가했다. 남자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두 번째다.

 

인구 10만 명당 조(粗)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 조사망률도 산출 기준이 동일)은 81.3건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41.7%로 가장 많고, 60대 32.7%, 80대 이상 18.2%의 순이다.

 

전립선암 위험 요인은 50세 이상, 비만, 가족력 등 바뀔 수 없는 것들인데 학계는 ‘성생활 빈도’라는 조절 가능한 요인에 주목해 왔다.

 

 

자주 사정을 할수록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는 그간 다수 존재한다. 최근 30년간 수행된 여러 국제 연구에서는 성관계나 자위행위를 통해 한 달에 21회 이상 사정하는 남성은 4~7회 사정하는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 위험이 약 20~3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미국 보스턴대 연구팀은 약 3만2000명의 남성을 18년간 추적한 결과 20~29세 사이 월 21회 이상 사정한 남성은 월 4~7회 사정한 남성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33% 낮았고, 40~49세에서도 3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임상비뇨기암’에 실린 나이지리아·러시아·미국 공동 연구진의 메타분석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11개의 기존 연구를 종합한 결과, 사정을 자주 하는 남성의 전립선암 위험은 평균 30% 낮았다.

 

2023년 ‘세계남성건강저널’에 실린 스페인 연구에서도 한 달에 최소 4회 이상 사정하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더 낮았다.

 

다만 대부분의 연구가 참가자 자기 보고에 의존해 객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도 있다.

 

잦은 사정이 왜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완전히 규명되진 않았다. 다만 사정할 때 전립선 혈류 증가로 산소·영양소 공급이 활발해지는 것이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사정할 때 정액 내 노폐물과 발암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또 잦은 사정은 전립선 세포가 ‘구연산염(citrate)’이라는 물질을 더 많이 생성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 연구도 있다.

 

전립선이 주기적으로 비워지고 순환되는 과정 자체가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사정 빈도와 전립선암 발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발견된 것이지, 반드시 인과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니다. 즉, 많이 사정한다고 해서 무조건 예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전립선 건강은 식습관, 유전적 소인,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므로, 사정 빈도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정 횟수만 의식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