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미네르바 의학연구소 연구진이 공동으로 핀란드의 쌍둥이 자매 1만 4836명을 5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여성이 출산 경험이 없어도 아이를 많이 낳은 여성처럼 생물학적 노화가 더 빠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1~2명만 출산한 여성은 평균적으로 3명의 자녀를 둔 여성에 비해 사망 위험은 최대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평균 6~7명의 자녀를 둔 여성 역시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24~38세 사이에 출산한 여성이 전반적으로 노화가 더디고 기대수명이 길었다. 자녀 수 기준으로는 2~3명을 둔 여성이 가장 오래 살았다. 반면 첫 출산이 지나치게 이르거나, 출산 횟수가 매우 많은 여성에서는 상대적으로 빠른 노화가 관찰됐다.
이 연구에서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평균 수명 또한 가장 긴 경향을 보인 여성들의 특징은 △출산 횟수가 평균 2~2.4명, △첫 출산 나이는 평균 24.4세, △마지막 출산 나이는 평균 29.8세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임신과 출산이 신체의 에너지와 생리적 자원을 크게 소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길을 끈 연구 결과는 미출산 여성에서 관찰됐다. 예상과 달리 이들은 생물학적 노화 지표 자체가 실제 나이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출산을 많이 하면 노화가 빨라진다”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연구진은 “임신·수유가 일부 호르몬 관련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고, 자녀를 통한 사회적 지지의 부재 또는 건강·생활 습관 요인이 출산과 노화 모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뿐 아니라, 평생 4명 이상을 출산한 다산 여성에서도 생물학적 노화 가속과 사망 위험 증가가 함께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에너지 배분의 문제’로 설명했다.
첫 아이를 아주 이른 나이에 낳은 여성에서도 노화 속도가 빠른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진화적 관점에서 조기 생식이 세대 간 간격을 줄여 가계의 전체 생식 성공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대가로 이후 생애에서 노화 가속이라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구를 이끈 미이나 올리카이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구 집단 수준의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줄 뿐, 어떤 여성이 아이를 몇 명 낳아야 건강해진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며 “따라서 개별 여성은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자신의 출산 계획이나 이에 대한 바람을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