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이나미 저, ‘더 나은 죽음을 위한 삶 디자인’ 한국 사회에서 죽음은 흔히 병원이라는 의료산업 시스템 안에서 ‘관리’되며, 개인의 삶은 존엄성을 잃은 채 연명되곤 한다. 치매를 앓던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임종 위기 앞에서, 입원 치료의 관행을 거부하고 가정형 호스피스(방문간호) 시스템을 찾아내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100일이 넘도록 돌보다 하늘나라로 보낸 딸이 그 과정을 책으로 옮겼다. 저자 이나미는 의료시설에 맡겨진 죽음 대신, 살던 집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따뜻한 이별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가족과 요양보호사의 24시간 협업으로 가능했던 재택 임종의 과정을 실감나게 말해준다. “아버지는 완전히 겁에 질려 계셨다. 운명의 포승줄에 묶여 질질 끌려가며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표정, 내 아버지의 얼굴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런 표정이었다. 그런 모습으로 아버지를 보내드릴 수는 없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정신은 차리고 자기다운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아버지를 낫게 할 방법은 없지만, 운명이 허락한 시간까지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평안한 시간을 보낼 방법을 반드시 찾아내리라 마음먹었다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중국이 상용화된 뇌-컴퓨터 연결장치(BCI)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시 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 13일 상하이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에서 10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를 다쳐 손 움직임에 장애가 생긴 환자에게 침습형 BCI 시스템 ‘네오’(NEO)를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두개골 안쪽에 동전 크기의 BCI 칩을 이식했고, 수술 후 안정적이고 높은 품질의 경막외 뇌 신호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환자의 회복 상태와 생체 징후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에 사용된 ‘네오’는 중국 스타트업 보루이캉(뉴라클)이 개발한 BCI 기기다. 이 기기는 뇌 조직을 직접 관통하지 않고 뇌 표면에 배치돼 신경 신호를 읽은 뒤 이를 손의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로써 지난 3월 13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승인을 받으면서 연구실 밖에서 처방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상용 BCI 제품이 됐다. 당국 승인 이후 약 4개월 만에 제품 생산과 병원 도입, 환자 선별이 진행됐으며 중국 일부 지역의 상업 의료보험 보장 대상에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서양의 20~40세 여성에게 특히 많이 발생하는 질병 중 '자가면역' 질환이란 게 있다. 자신의 면역 체계가 자신의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종류가 100가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만성적 경향을 띠며, 완치가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증상 완화와 기능 유지가 가능하다. 자가면역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호르몬, 감염, 그리고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대표적 자가면역 질환에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이 있다. 신체의 면역체계가 뇌, 척수, 시신경 등 중추신경계를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체의 행동과 생리적 기제를 제어하는 신경계의 핵심 부분이다. 뇌와 척수는 뼈 조직(두개골과 척추)으로 보호받고 있으며, 뇌척수액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한다. 중추신경계는 감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해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여러 병원 중 어디를 가야 좋을지 고민할 때가 있다. 내가 가려는 동네 병원의 의사가 전문의인지 궁금하다. 병원을 갈 때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문의인지 일반의인지 알고 싶은 것이다. 대놓고 의사에게 물어보긴 민망하다. 전문의와 일반의의 차이는 무엇이고 환자는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전문의는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대학병원의 수련의(인턴, 1년)와 전공의(레지던트, 4년) 심화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해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다. 반면 일반의는 의대를 졸업한 후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된다. 이들은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업해서 의료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내가 가려고 하는 병원의 의사가 전문의인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가장 간단한 것은 병원 간판을 보는 것이다. 병원 간판만 봐도 전문의인지 일반의인지 구분할 수 있다. 법적으로 전문의만 의원 이름에 전문 과목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의는 보통 간판 이름을 적고 옆에 주된 진료과목을 적는다. 예를 들어 ‘xx 안과’, ‘xx 이비인후과 의원’, ‘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일부는 증상이 없어 조용히 지나가거나 폐경이 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도 자궁근종을 진단받으면 다들 걱정을 한다. 수술을 해야 하는지, 암으로 발전하는 게 아닌지 같은 걱정이 든다.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가장 흔한 양성 종양으로 여성호르몬의 영향이다. 학계에 따르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0.5% 미만으로 매우 희박하다.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궁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아주 드물게 자궁육종이라는 암이 있다. 자궁근종과 자궁육종은 별개의 질환이다. 자궁근종이 자궁육종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모든 자궁근종이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전체의 약 30%에 불과하다.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거나 성장 속도가 느린 근종은 정기적인 초음파 검진으로 경과를 관찰하면 된다. 자궁근종의 치료는 증상, 크기, 위치, 환자의 연령과 임신 계획을 고려해 결정된다. 약물치료, 비수술적 치료(자궁동맥색전술), 수술적 치료(근종절제술, 자궁절제술)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수술은 근종의 크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혈액암은 결코 드물지 않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35초마다 한 명씩 혈액암 진단을 받는다고 한다. 급성 백혈병, 만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 골수종이 혈액암이다. 혈액암은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암들과는 좀 다르다. 신생아부터 80~9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다. 급성 백혈병은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급속히 증식하는 질환이고 만성 백혈병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되는 병이다. 림프종은 림프계에 발생하는 암으로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림프샘에 생긴다. 다발 골수종은 골수에서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 파괴, 빈혈, 신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혈액암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방사선 노출, 특정 화학 물질(벤젠, 제초제, 살충제 등) 노출, 흡연, 바이러스 감염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항암 치료 경험 또한 혈액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혈액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원인 불명의 발열, 식은땀, 체중 감소, 극심한 피로감 등이 있다. 멍이 쉽게 들거나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경우, 림프절이 커지는 경우, 복부 팽만감, 골 통증, 잦은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위암은 왜 유독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할까. 전 세계적으로 매년 발생하는 100만 명 이상의 신규 위암 환자 중 60% 이상이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몰려 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단연 세계 1위이고, 이는 미국의 10배 수준이다. 의학계는 그동안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국인은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특유의 식습관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 있다. 지금까지 연구를 보면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 가족력,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등의 위험 요인이 위암 발생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식습관만 보자면 아직도 어떤 음식이 위암을 부추기고 또 예방 효과를 내는지 명확하지는 않다. 의학계는 위암 발생이 많은 동아시아 인구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역학조사) 연구가 연구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신상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얼마전 국제학술지 ‘역학 리뷰’(Epidemiologic reviews)에서 아시아 인구를 대상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20대 간호사의 꿈과 생명을 앗아갔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간호사 사회의 ‘태움’ 관습의 근절과 엄정한 조사를 지시했다 태움은 처음에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엄격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점차 교육을 넘어 직장 내 괴롭힘의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태움이란 병원에서 신입 간호사나 후배 간호사를 강압적이고 모욕적인 방식으로 교육하거나 길들이는 직장 내 괴롭힘 문화를 말한다.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에서 나온 은어다. 단순한 업무 지도가 아니라 지속적인 폭언, 공개적인 망신주기, 따돌림, 과도한 업무 부과 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간호사 단체들은 이를 ‘구조적 타살’이라고 비판한다. 높은 업무 강도와 인력 부족, 수직적 위계 문화, 폐쇄적 근무환경(중환자실·수술실 등) 같은 간호사 조직의 구조적 요인이 태움 문화를 심화하고 있다. ‘태움’이란 말이 처음 전국에 알려진 것은 2018년 서울아산병원 박선욱 간호사 사망 사건이다. 입사 약 5개월인 박 간호사는 2018년 2월 설 연휴 기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지속적인 태움이 있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1918년 가을. 미국 동부의 한 군항에서는 아침마다 군악대 소리 대신 장례 행렬이 이어졌다. 병사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멀쩡히 훈련을 받다가 고열과 기침,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불과 이틀 만에 폐가 피로 가득 차 숨을 거두는 일이 속출했다. 병실은 물론 복도와 체육관까지 환자로 가득 찼고, 의사와 간호사마저 차례로 감염됐다. 불과 몇 달 사이 이 정체불명의 독감은 전 세계를 휩쓸었다. 훗날 ‘스페인독감(Spanish Flu)’으로 불리게 된 이 팬데믹은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다. 놀라운 사실은 이 독감이 스페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전쟁이 키운 보이지 않는 '적' 1918년은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던 시기였다. 수백만 명의 병사들이 참호 생활을 하며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했고, 병력과 군수물자를 실은 배와 열차가 대륙을 오갔다. 감염병이 퍼질 수 있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독감의 정확한 발생지는 지금도 논란이 있지만 미국 캔자스주의 군부대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북부 전선이나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곳이 진원지였든,
한국헬스경제신문 관리자 기자 | 홍역은 대표적인 어린이 감염병이었다. 그런 홍역이 20∼30대 성인 중심으로 발생 양상이 바뀌고 있어 젊은 성인층과 외국인에 대한 예방접종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질병관리청의 ‘홍역 퇴치 인증 후 국내 홍역 발생현황 및 역학적 특성’ 보고서를 보면 2014∼2025년 국가 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해 홍역 환자로 분류된 824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대상을 연령대별로 보면 19세 이상 성인이 절반 이상인 51.5%(424명)를 차지했다. 19세 이상 성인 비율은 2014년 33.5%, 2019년 69.6%, 2025년 74.4%로 높아져 성인 중심 유행 양상이 뚜렷해졌다. 특히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서는 약 89.2%(378명)가 19∼39세의 젊은 성인이었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급성 발열 및 홍반성 발진 질환으로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을 동반한다. 전염성이 강해 1954년부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했다. 2000년∼2001년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예방접종이 강화됐다. 한국은 이후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홍역 퇴치 국가 인증을 받았지만, 해외유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