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첫 아이 출산, 조산과 쌍둥이가 많아진다

결혼 연령 높아지면서 33세에 첫 아이 출산
조산과 다태아 임신 가능성 크게 높아져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첫 아이를 출산하는 나이도 많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4.0세, 여성이 31.5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8세, 1.9세 많아졌다.

 

초혼이 늦어지자 당연히 출산 연령도 높아졌다. 지난해 첫째 아이 출산 연령은 33.0세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초산 연령 중 가장 많은 나이다. 2000년에 비해 약 4세가 많아졌다.

 

결혼한 여성의 80% 이상이 30대 나이에 엄마가 되는 것이다.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둘째 이상 출생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00년만 해도 50%에 가까운 둘째 이상 출생 비율은 30% 초반 선으로 내려앉았다.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면 가장 우려되는 게 조산 위험성이다. 또 임신이 잘 안 돼 시험관 시술을 많이 하게 돼 다태아(쌍둥이) 출산 가능성이 크게 올라간다.

 

◇아이 갖고 싶다면 무조건 일찍 낳아라

 

조산은 보통 40주 임신 기간에서 37주 이전에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34주가 넘으면 크게 걱정되는 조산은 아니다. 34~37주 조산은 늦은 조산이고, 34주 이전을 이른 조산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우려될 정도로 조산이 급증하고 있다. 2011년 6%에서 2021년 9.2%로 1.5배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조산이 급증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쌍둥이 임신의 증가로 본다. 쌍둥이 등 다태아 출산은 50~60%가 조산이다.

 

우리나라의 다태아 구성비는 2000년 1.69%에서 2021년 5.4%로 급증했다. 해외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치다. 매년 0.1~0.5%p씩 다태아 출생 비중이 늘고 있다. 2021년 태어난 다태아 1만4000명 중 1만3600명은 두 쌍둥이다.

 

 

부모들은 쌍둥이 출산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편이다.

 

나이가 들어 급하다 보니 시험관 시술을 받을 때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많은 개수의 배아를 이식한다. 너무 쉽게 쌍둥이를 선택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일 배아 이식으로 시작했다가 안 되면 순차적으로 이식 배아 수를 늘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처음부터 바로 2개 이상 배아를 이식하는 경우가 많다.

 

시험관 시술을 하는 병원은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므로 조산 같은 다태아 임신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기도 한다. 임신부는 이를 잘 모른 채 결국 분만병원에 와서 절반 이상이 조산하게 되는 것이다.

 

조산의 원인은 절반 정도가 조기 진통이고 조기 양막 파수, 임신중독증, 자궁 내 태아 발육지연 등이 있다. 태아와 산모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임신을 오래 끌고 갈 수 없다. 산모의 자궁은 나이가 들면 자궁 혈관이 노화되고, 조산 원인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늦은 출산일수록 쌍둥이가 많다

 

다태아 출생 비중이 늘어난 것은 산모의 연령과 연관이 있다. 보통 35세 이상 출산을 노산이라고 하는데 최근 통계를 보면 다태아를 출생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4.8세로 단태아 출생 여성보다 1.5세가 많다. 24세 이하에서의 다태아 출생 비율은 2.1%에 불과하지만 35~39세에서의 출생 비율은 8.1%로 높다.

 

다태아 임신은 단태아 임신보다 임산부에게 주는 신체부담이 큰 고위험 임신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중독증 등에 취약하므로 출산 전에 건강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반드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 태아의 선천성 기형은 여성의 나이와 연관성이 높은데, 난자가 노화될수록 세포분열 시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는 장기가 미성숙한 채 태어나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폐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하고, 만성 폐질환이나 장 천공 등 위험도 있다. 조산아 비중은 34~37주가 가장 많지만, 더 위험한 건 28주 미만 조산아, 1.0kg 미만 조산아다. 고비를 넘긴 후에도 뇌성마비, 발달 지연이 발생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