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드디어 의대 정원 최종 확정···1509명 늘어난 4567명

당초 2000명보다는 500명 줄어
대한의사협회, “의료시스템 붕괴가 현실이 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 의대 모집인원이 지난해보다 1500명 가량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4일 전국 39개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포함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로써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의대 정원이 늘어났다.

 

시·도교육감, 대학 총장, 학부모,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대교협 심의기구는 만장일치로 증원에 찬성했다.

 

오덕성 대입전형위 위원장(우송대 총장)은 “교육부에서 결정한 정원 조정계획을 대학들이 어떻게 입학 사정하는지 입학전형 방법 등을 논의했다. 지역인재전형 등을 중심으로 각 대학에서 올라 온 안건을 전원 찬성하고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증원에 줄기차게 반대해온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붕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3058명인 의과대학 정원을 5058명으로 2000명 늘리기로 하고,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서울지역을 제외한 경인권과 비수도권 32개 의대에 이를 배분했다.

 

하지만 의료계의 거센 반발과 의대 교육의 질 저하 우려가 일자 정부는 각 대학이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의 50~100%를 자율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학들은 올해 입시에서 증원분 2000명 가운데 1509명만 모집하기로 하고, 지난해 이미 발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의대 증원분을 반영해 ‘변경사항’을 대교협에 제출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별 수시·정시 비율, 지역인재전형 규모 등 세부 사항을 오는 30일 발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이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홈페이지에 모집요강을 올리는 절차가 남았다”며 “일단 모집요강이 공고되면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학부모 때문에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됐던 199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제주대 의대 신설로 의대정원은 3300명까지 늘었다. 이후 의약분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의사 단체들의 요구를 들어주며 의대 정원은 2003년 3253명, 2005년 3097명으로 줄었다. 2006년 정원 3058명이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정부는 의대 증원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의사단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의대 증원 집행정지 재항고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절차는 원래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5월 말까지 학칙 개정이 안 된 대학들을 대상으로는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필요한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