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건강상식 허와 실] ⑥탄수화물은 건강의 적?

급격한 절제는 뇌에 심각한 부작용
잡곡과 뿌리 줄기 같은 좋은 탄수화물 섭취가 더 중요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탄수화물을 끊는 것이다. 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이 가장 많이 들어간 것은 쌀밥과 빵이다.

 

탄수화물은 초기 인류의 에너지원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탄수화물은 하루 먹는 영양소의 55~70%를 차지한다. 여태껏 인류를 먹여 살린 빵이 현대에 이르러 지나치게 부당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빵을 주식으로 삼는 중동과 서구 사람들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탄수화물 다이어트 과정은 이렇다.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초기에는 체내 단백질(근육)이 분해되고, 이후 내장지방을 포함한 지방이 분해되며 살이 빠진다.

 

일부에서는 탄수화물을 조금만 섭취해도 위장장애가 생기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고탄수화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인 사람들에 한정되는 이야기다

비만은 섭취한 열량(음식 섭취)이 소비한 열량(신체 활동)보다 더 많을 때 생긴다. 과거에는 지방과 탄수화물 중 어느 것이 비만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단기간의 체중 감량에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일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전문가들은 장기간의 체중 감량 효과 면에서는 섭취하는 열량의 종류보다는 섭취 열량을 전체적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탄수화물(당질, carbohydrate)은 인체 내에서 단독 또는 단백질이나 지질과 결합한 상태로 세포결합이나 면역 등 중요한 기능을 하는 영양소다. 식물 열매(곡류, 과일), 뿌리(고구마, 무 등) 및 줄기(감자 등)로 섭취하는 것들은 대부분이 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고 과식하지만 않는다면 탄수화물이 나쁠 이유는 없다. 특히 뇌와 적혈구는 탄수화물만 에너지원으로 쓴다. 뇌는 탄수화물만 먹고 사는 부분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절제했을 때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뇌 활동에 지장을 주며 전반적인 신체 에너지가 감소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이는 다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것보다는 나쁜 탄수화물을 주의하고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특히 50대 이후에는 성호르몬과 성장호르몬 분비가 줄어 백미나 면, 빵 등 나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내장지방으로 즉시 저장될 가능성이 놓아진다.

 

좋은 탄수화물은 식물 뿌리나 줄기다. 생채소나 고구마 등이다. 중장년이 되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는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고기, 계란, 두부 같은 단백질 반찬을 같이 먹는 게 중요하다. 과일, 감자, 고구마 등을 추가로 먹는 경우에는 그 열량에 해당되는 양 만큼 밥을 줄이는 것이 좋다.

 

체중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분이 적은 탄수화물(마른 과일, 쿠키 등)보다는 수분이 많은 탄수화물(채소, 과일 등)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탄수화물이 지방보다 장기적인 체중 조절에 유리한 것은 부피에 비해 열량이 적기 때문이지 탄수화물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과일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탄수화물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쌀밥 대신 잡곡밥을 먹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흰 쌀밥을 많이 먹고 잡곡밥을 적게 먹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5% 컸다. 잡곡에는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가 백미보다 2~3배 이상 많이 들어있다. 이는 항암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다. 잡곡에는 또 항산화효과를 내는 폴리페놀, 사포닌 같은 식물성 화합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잡곡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식이섬유 때문이다.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이섬유는 배설물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발암물질의 체내 흡수를 감소시켜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또한 식후 당분이 몸속에 흡수되는 속도를 조절해 비만을 예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