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근로자 1인 매출 2.7배 늘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제4차 인구세미나
국내 자산 1조 이상 300대 기업 인구경영 분석 결과 발표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기업이 가족 친화적 ‘인구경영’을 하면 근로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최대 2.7배 증가합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 이사장 정운찬)과 서울시가 2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라: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4년 제4차 인구2.1 세미나에서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이렇게 밝혔다.

 

유 센터장은 국내 자산 규모 1조 원 이상 기업 300곳을 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가족 친화적 경영을 한 기업일수록 근로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33억 3000만 원에서 최대 89억 8000만 원으로 2.7배 증가했다”며 "기업이 인구경영을 하면 저출생이 극복되는 것은 물론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출산·양육지원’ ‘일·가정양립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역사회 기여’ 등 4개 영역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국내 300개 기업 평균 점수(기초 평가)는 100점 만점에 55.6점에 불과한 낙제점이었다. 전반적 근무환경과 관련되는 ‘일·가정양립’ 영역의 평균 점수는 75.9점이다. 출산을 직접 지원하는 ‘출산양육지원’과 ‘출산친화 기업문화’ 영역은 각각 52.0점과 53.4점에 그쳤다.

 

심화 평가 지표를 계산한 결과 300대 기업의 평균 점수는 48.1점으로 기초평가보다도 10점 이상 더 낮았다. 이는 제도는 시행 중이지만 근로자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 센터장은 “기업이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근로시간과 공간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구성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현해야 한다”며 “특히 임신 및 육아기 임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안드레아 슈나이더 주한독일대사관 고용·사회부 참사관은 독일의 출산율 반등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독일은 유럽연합(EU),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비교해 수십 년 동안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고 1990년 통일 이후(여성 1인당 합계 출산율 1.45명) 다시 이 수준에 도달하거나 초과하기까지는 24년이 걸렸다”며 “부모수당을 소득 대체로 도입했으며 무엇보다도 가족친화적인 직장 및 사회로 변화하는 사회적 전환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정운찬 한미연 이사장은 “저출산 문제는 안정적인 일자리도 경력 단절 문제, 출산 후 직장 내 처우 등 기업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기업이 직원의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것은 근무 환경의 질을 높이고 우수 인력을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미연은 이날 자체 개발한 인구경영 지표를 통해 우수 기업을 선정해 시상했다.

 

최우수상인 고용노동부장관상은 삼성전기가 받았다. 삼성전기는 출산 전 휴가를 최대 10개월 사용할 수 있고 육아휴직 2년, 배우자 유급 출산휴가 최대 15일 등 법정 기준을 초과해 출산과 육아를 지원했다.

 

우수기업(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상)으로는 롯데정밀화학, 신한카드, KB국민카드, KT&G가 선정됐으며 한국머크와 한국오가논은 보건복지부 장관상, 매일유업, 삼성SDS,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