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건강상식 허와 실] ⑱탄 음식은 암을 유발한다?

발암물질이 생기지만 다른 곳에도 있는 것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 없어
탄 고기보다 연기 흡입이 더 해로워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고기를 굽다가 탄 부분은 극구 잘라내는 사람들이 있다. 탄 음식물을 조금만 먹어도 암에 걸린다며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탄 음식물은 암을 유발할까.

 

정답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것까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부연설명이다. 발암물질은 음식물 외에도 도처에 깔려 있고, 암 발생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유독 ‘탄 음식=암 발생’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것이다.

 

 

음식이 불에 타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물질이 생긴다. 그 중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바로 ‘아크릴아마이드’와 ‘벤조피렌’이라는 화학물질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고기에 뜨거운 열을 가해서 조리할 때 발생한다. 따라서 꼭 고기가 타지 않더라도, 굽는 것만으로도 아크릴아마이드는 생기게 되는 것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탄수화물에 뜨거운 열을 가할 때도 발생한다. 커피, 감자과자, 감자튀김, 빵, 쿠키 등 다양한 음식들에서 발견된다. 그렇기에 탄 고기만 피한다고 해서 섭취하지 않을 수 있는 물질이 아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된 지 30년이 지났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경로로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음식에 아크릴아마이드가 포함되어 있어 일상에서 얼마만큼의 아크릴아마이드를 섭취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 물질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하려면 매우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벤조피렌은 고기를 직화로 구우면 발생하는 물질이다. 특히 지방이 많은 육류나 어류를 훈제나 직화구이로 먹을 때 많이 발생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담배 연기에도 벤조피렌은 포함되어 있고 커피 로스팅이나 팝콘, 식용유 등의 제조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아크릴아마이드에 비해서 벤조피렌은 확실한 발암물질이다.

 

그런데 벤조피렌은 음식으로 섭취하지 않더라도 연기를 통해 섭취되기도 한다. 음식 섭취 시에는 위산과 효소에 의해 벤조피렌이 대부분 분해되는데 연기는 폐로 곧바로 들어가 분해되지 못해 더 큰 위험이 된다. 고기를 먹을 때는 태우지 않는 것도 필요하지만, 연기를 들이마시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역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탄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위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단순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일 뿐, 탄 음식 섭취가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

 

암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생활 방식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탄 음식보다는 과도한 음주와 흡연, 운동 부족 등이 암 발생 위험을 확실하게 높이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