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작가, 번역가, 출판인, 연구자 등 책 관련 전문가 106인에게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년간 출간된 111만 8869종의 책(참고서, 잡지 제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 현재의 세계에 영향을 끼친 저작, 그리고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더 많이 읽혀야 할 책’ 10권씩을 추천해달라고 의뢰했다. 일명 ‘21세기 최고의 책’이다.
1위는 과연 어떤 책이 뽑혔을까. 예상했던 대로다. 추천된 총 809권 중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 2014)가 19명의 지지를 얻어 가장 앞자리에 놓였다고 알라딘이 15일 밝혔다.
한강은 1위 ‘소년이 온다’ 외에도 ‘채식주의자’(창비·9위),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14위)가 순위권에 들며 ‘한강 신드롬’을 증명했다.
페미니즘 및 여성학 서적, 여성 작가들의 책이 대거 상위권에 들었다는 게 주목할 점이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교양인, 2005)이 10명의 지지를 얻어 2위에 선택됐고, 미국 페미니즘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트러블’(문학동네, 2008)가 8명의 추천을 받아 인류학자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 2015)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한강과 함께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김혜순 시인의 시집 ‘날개 환상통’(문학과지성사, 2019)이 5위, 토마 피게티 ‘21세기 자본’(글항아리, 2014), 재미 작가 이민진 소설 ‘파친코’(인플루엔셜, 2018), 김초엽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허블, 2019)이 공동 6위에 올랐다.
책 전문가들은 ‘페미니즘의 도전’을 2위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서구에서 수입된 페미니즘 이론서와 비평서 사이에서 한국의 맥락과 역사를 담지하며,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을 향해 직접 말을 거는 귀중한 책으로, 한국에서 이보다 대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페미니즘 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2016)도 공동 14위로 선정됐다. 이밖에도 ‘멀고도 가까운’(9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14위), ‘망명과 자긍심’(14위) 등의 여성주의 에세이가 선정됐다.
자세한 목록은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2000-2024년 최고의 책 순위]
1. 소년이 온다(한강·창비·2014)
2.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교양인·2005)
3. 젠더 트러블(주디스 버틀러·문학동네·2008)
3.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문학과지성사·2015)
5. 날개 환상통(김혜순·문학과지성사·2019)
6. 21세기 자본(토마 피게티·글항아리·2014)
6. 파친코(이민진·인플루엔셜·2018)
6.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김초엽·허블·2019)
9.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엘리·2004)
9. 채식주의자(한강·창비·2007)
9.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2010)
9. 멀고도 가까운(리베카 솔닛·반비·2016)
9. 세계 끝의 버섯(애나 로웬하웁트 칭·현실문화·2023)
14. 파이 이야기(얀 마텔·작가정신·2004)
14. 고래(천명관·문학동네·2004)
14. 페르세폴리스(마르얀 사트라피·휴머니스트·2005)
14. 사당동 더하기 25(조은·또하나의문화·2012)
14. 부모와 다른 아이들(앤드류 솔로몬·열린책들·2015)
14. 금요일엔 돌아오렴(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창비·2015)
14.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문학동네·2015)
14. 나의 눈부신 친구(엘레나 페란테·한길사·2016)
14.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문학과지성사·2016)
14. 82년생 김지영(조남주·민음사·2016)
14. 망명과 자긍심(일라이 클레어·현실문화·2020)
14. 랭스로 되돌아가다(디디에 에리봉·문학과지성사·2021)
14. 작별하지 않는다(한강·문학동네·2021)
(이상 득표순, 출간연도는 초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