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명절은 부모님 건강 이상 살필 수 있는 기회”

손 떨고 걸음 느려졌다면 파킨슨병 의심
노인성난청, 야간뇨, 노인우울증 등도 살펴봐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온 가족이 모이는 설 연휴는 자주 뵙지 못하는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가까이서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세배하고 안부를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님의 언행을 조금만 세심히 관찰하면 미리 질환을 예방하거나 초기에 발견할 수가 있다.

 

자꾸 말을 못 알아들으시거나 가만히 있을 때도 손을 떠는 등 무심코 하는 행동도 놓치지 말고 관찰해 병원을 방문토록 하는 게 진짜 효자다. 부모님 집에 보관 중인 상비약도 한번쯤 체크해보는 것도 좋다.

 

◇가만히 있어도 손을 떤다면

 

부모님이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을 떨거나 걸음걸이가 느려졌다면 만에 하나 파킨슨병일 수도 있다. 신경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의 첫 증세는 평소에 손과 발을 떨거나, 동작이 느려지고, 근육이 긴장하는 것 등이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전한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빠른 진단으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발병을 늦출 수 있다.

 

 

◇TV 볼륨을 계속 높일 때

 

부모님이 텔레비전 볼륨을 자꾸 올리거나 말을 잘 못 알아들으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발생하는 청력 저하를 의미한다. 서서히 진행되는 게 특징이라 처음에는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고막 내시경검사·정밀청력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받도록 한다. 질환으로 진단되면 보청기를 껴야 한다. 보청기 착용이 늦어지면 뇌로 들어오는 자극이 현저히 줄어들어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생률이 2배 이상 올라간다. 뇌가 말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상당 부분 잃어버리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밤에 자주 화장실 갈 때

 

부모님이 밤마다 화장실에 자주 가 잠을 못 잔다면 ‘야간뇨’를 의심해봐야 한다. 노년층의 경우 과민성 방광, 전립샘 비대증 등 하부 요로계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수면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야간뇨를 치료하지 않으면 피로 누적,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어두운 밤에 발을 헛디뎌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선 생활습관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야간뇨의 원인 중 ‘잠들기 바로 전 식사’나 ‘불필요하게 물이나 술을 많이 먹거나 커피를 마시는 것’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면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야간뇨 상태를 확인한다. 의료진이 원인을 감별하고 필요하면 요속·전립샘 검사 등을 시행해 하부 요로계 질환을 확인하게 된다. 문제가 있으면 과민성 방광 약제, 전립선 비대증 약제, 이뇨 조절제를 투여해 야간 배뇨 횟수를 줄이는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

 

◇다 재미없다며 누워만 계실 때

 

이럴 때는 단순히 피로해서가 아닌 ‘노인 우울증’일 수도 있다.

 

노인 우울증은 젊은 층의 우울증과 다른 증상이 있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지고 막상 병원을 방문하면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말수가 줄고 표정이 없어지며 행동이 느리고 인지기능이 저하돼 치매처럼 보일 수 있다. 우울한 감정보다는 불안, 초조의 감정이 두드러진다.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는 현재 복용 중인 약물 혹은 처방전을 지참하는 게 좋다. 노인 우울증이 진단되면 약물과 상담 등 정신건강의학과의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은 환자의 약물 복용을 도와주고 지속적으로 격려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