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성격장애 있으면 자살 위험 7.7배…우울증보다 높다”

삼성서울병원, 395만 명 추적검사 결과
우울증 환자는 2.98배로 예상보다 낮아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격장애가 있을 경우 위험이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 연구팀은 정신질환에 따른 자살 위험에 대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395만1천398명을 2021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26만3천754명이 정신질환을 경험했고, 1만2천29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정보를 추적했더니 정신질환 가운데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과 비교해 자살 위험이 7.7배나 높았다.

 

정신질환 가운데 양극성 장애는 자살 위험이 건강한 성인 대비 6.05배 높았고, 조현병 5.91배, 강박장애 4.66배, 약물중독 4.53배, 알코올중독 4.43배, 외상후스트레스장애 3.37배 등이었다.1천 인년(1인년은 1명을 1년간 관찰한 값) 당 자살 발생률도 성격장애가 2.49명으로 가장 높았다.

 

그런데 자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혀온 우울중의 자살 위험은 2.98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란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지나치게 왜곡되거나 편향돼 대인관계나 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장애를 가리킨다.

 

성격장애에는 타인에 대한 과도한 불신과 의심을 보이는 편집성 성격장애, 다른 사람의 관심이나 주의를 끌기 위해 무대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연극성 성격장애, 정서가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경계성 성격장애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일반 인구의 10%가량으로 추정되는 성격장애 환자의 경우 치료에 무관심하고, 어려움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있어 실제 진단받는 경우가 적다고 지적했다.

 

전홍진 교수는 “성격장애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주변의 따뜻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