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공원에 가면 가끔 뒤로 걷는 사람들을 본다. 한번 따라서 해보지만 익숙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매사 쉬운 건 없다.
뒤로 걷기가 좋은 건 앞으로 걷기보다 30~40% 정도 에너지를 더 소모하기 때문이다. 적은 시간과 강도로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다. 에너지 소모가 크면 심박수가 늘고 산소 섭취량도 많아져 심폐기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 발 앞쪽이 땅에 먼저 닿으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 관절 통증을 완화하고, 퇴행성 관절염 환자와 무릎 건강이 우려되는 사람에게 좋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인 허벅지 뒤쪽인 햄스트링과 인대를 강화해 근육의 균형과 운동능력을 높이고, 부상 위험을 줄여주는 부수적인 덤도 있다.
이점은 더 많다. 뒤로 걷기는 균형 감각 발달, 뇌졸중 등 신경계 환자의 보행 재활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게 연구로 확인됐다. 뇌의 별도 영역을 활성화해 단기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밖에도 남성은 기억해야 할 게 있다. 뒤로 걸으면 엉덩이,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해 음경 혈관의 탄력에 도움을 주며, 이는 발기력 개선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뒤로 걷기 운동은 5~10분 이내로 짧게 하는 것이 안전하며 효과적이다. 너무 오래 하면 몸에 무리가 가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일주일에 5일, 15분 정도씩 뒤로 걷기를 실시한 노인들의 균형 감각이 좋아졌다는 연구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시간은 사고 위험 등을 고려해 5~10분 내외이고, 익숙해지면 조금 시간을 늘리는 방식도 괜찮다.
종합해 보면 뒤로 걷기 운동 효과는 관절 건강, 균형 감각, 근육 발달, 심폐기능 향상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19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6주 간 뒤로 걷기를 한 그룹은 무릎 통증과 기능 장애가 크게 감소했고, 대퇴사두근 근력과 운동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1년 3월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4주 동안 한 회당 30분씩 러닝머신에서 뒤로 걷기를 한 참가자들은 균형 감각, 걷는 속도, 심폐 체력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에 미국의 한 헬스 코치이자 건강 인플루언서인 여성 로빈 레어드가 매일 30분씩 뒤로 걷기를 한 효과를 건강 매체 우먼스 헬스에 실었다.
(뒤로 걷기 운동을 하는 로빈. /유투브)
로빈은 요추전만증을 앓고 있는데 허리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경험했다.
로빈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의 활성화였다. 로빈은 “2일차에서 4일차까지는 엉덩이, 허벅지, 발꿈치가 모두 매우 아팠다”며 “하지만 정말 좋았다. 새로운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건 꽤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30분 동안 앞으로 걸을 때는 약 3000보를 걸을 수 있지만, 뒤로 걸을 때는 1200보 정도밖에 걷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로빈은 매일 30분간 뒤로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하루 10분 정도가 좋다는 것이다.
단, 뒤로 걷기 운동을 하려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경사가 없고 안전하고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 걸어야 한다. 시야가 좁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있어 동행자와 함께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래서 실내에서 해도 괜찮은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