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이 가장 낮은 췌장암이 보내는 신호는?

등 통증, 갑작스런 당뇨병, 기름진 음식 거부감 등
단일 증상만으로는 의심하기 어려워
복부 초음파로는 발견 어려워...복부CT와 MRI 찍어봐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평균 수명이 늘어나며 췌장암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2022 국가 암 등록 통계를 활용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은 세부 유형에 따라 1.0~13.9%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였다.

 

췌장암은 생존율이 낮기로 악명높은 암이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이다.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말기가 될 때까지도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다.

 

이럴수록 내 몸이 보내는 췌장암 이상 신호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일 증상만으로는 췌장암을 의심하기 어렵다. 의심 증상들이 여럿 복합적으로 생겼는데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려울 때 췌장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이상신호는 등의 통증이다. 몸 한가운데에서 시작해 등 중간부나 아래쪽으로 번지는 듯한 통증이 수주 간 지속된다면 췌장암 신호일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은 췌장암과 무관한 근골격계 질환으로 인한 것이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통증이 이어진다면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도 검사해보는 게 좋다. 췌장은 인슐린 호르몬을 생산해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이 암이나 염증 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당도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체중도 정상 범위이고, 식사도 건강하게 하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생겼다면 췌장을 한 번쯤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이미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합당한 이유 없이 갑자기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때도 췌장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할 것 같을 때에도 췌장 문제가 의심된다. 췌장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췌장 질환이 생기면 몸의 지방 소화 체계가 망가진다. 이에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후에 오심과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도 췌장암 증상으로는 흔히 ▲소화 불량 ▲상복부 통증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황달 ▲지방변(기름기가 많아 물에 둥둥 뜨는 변) 등을 꼽는다.

 

췌장 머리 쪽에 암이 생기면 인근의 담도가 암 조직에 막혀 황달이 생길 수 있지만, 역시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이상한 증상들이 있으면서 체중이 갑자기 감소했다면 췌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실제로 급성 췌장염 환자들의 24%가 병 발생 후 1년간 원래 몸무게의 10%가 빠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국가건강검진의 복부초음파로 췌장암을 발견하는 경우는 운이 좋은 사례다. 복부 초음파 검사로 췌장을 일부 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위나 대장에 가스가 차 있는 등 일부 조건에 따라 오히려 췌장이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복부 CT를 촬영하고 가능성이 높으면 췌장 MRI를 찍어서 암의 상태와 주변 조직으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이후 초음파 장비가 달린 내시경을 입을 통해 위나 십이지장까지 삽입, 내시경에 장착된 작은 바늘을 췌장 쪽으로 찔러넣어서 병변 주위 세포를 채취한 다음 암이 맞는지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암이 맞으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췌장 주변에 몸 주요 장기나 혈관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서 암이 심각해지지 않은 상태여도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의 환자는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하기 어려운 상태의 환자라면 항암 치료 등으로 병기를 최대한 낮춰본 다음에 수술하는 것이 최선이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면 최대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현재 국내 대학병원이라면 수술 설비와 의료진의 수술 실력 등이 상향 평준화돼 있어 수술 성적에 큰 편차가 없다. 유명 병원에 대기를 걸어놓고 두세 달씩 순번을 기다리다가 그 사이에 암이 진행되기라도 하면 오히려 예후가 나빠질 수 있다. 집 근처 병원에서 최대한 빨리 수술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