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이은직 하나로의료재단 호르몬건강클리닉 원장 · 내분비내과 전문의
난임으로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들 가운데 예상치 못한 진단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프로락틴 분비 선종인데, 이것은 뇌하수체 종양 중 하나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뇌하수체 선종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40,391명으로, 2020년 30,643명에서 5년 새 약 31.8% 증가했다. 건강검진에서 MRI·CT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진단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로 가임기 여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 질환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남녀 모두에서 난임을 유발할수 있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성공적인 임신과 출산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프로락틴 분비 선종이란 무엇인가
프로락틴 분비 선종은 프로락틴(유즙 분비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양성 종양으로, 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중 가장 흔한 유형이다. 여성에서는 월경 불순, 유즙 분비, 질 건조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남성에서는 발기 부전이나 근육량 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남녀 모두에서 성욕 감퇴, 불임, 골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약물 치료 반응이 매우 좋은 편으로 대부분의 환자에서 약물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호르몬 수치를 정상화할 수 있다.
어떤 약으로 치료하고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프로락틴 분비를 억제하는 물질은 도파민이며,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한 도파민 계열 약제가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약제는 카버골린(Cabergoline)과 브로모크립틴(Bromocriptine)이 있다. 최근에는 반감기가 길고 위장관계 합병증이 적은 카버골린을 일차적으로 사용한다. 약물 치료 효과는 매우 우수하여 보통 3~4개월 투여하면 대부분 종양 크기가 25% 이상 감소한다. 다만 약 10%의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어, 수술 등 다른 치료 방법을 시행한다.
약물 치료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나
진단 당시 프로락틴 수치가 200ng/mL 이상인 환자는 약물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다. 약물 투여 후 바로 프로락틴 수치가 감소하고 투약 3개월 후 프로락틴 수치가 1ng/mL 미만이면 종양의 크기 감소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나이가 어리거나 남성인 경우, 또는 MRI 소견상 종양이 크고 침습적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소 낮을수 있다.
약물 치료 중 임신을 계획해도 괜찮을까
임신을 계획할 경우 먼저 약물 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월경이 정상 주기로 회복되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임신 시도 중 월경 예정일에서 5일 이상 월경이 없는 경우에는 약물 복용을 멈추고 임신 반응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고한다. 임신이 확인되면 약을 중단한 상태로 병원을 찾아 담당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임신 중 종양이 커질 수 있나
임신 중 크게 증가하는 에스트로겐은 출산 후 수유를 위해 프로락틴 분비 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고, 프로락틴 수치를 상승시킨다. 즉 임신과 약물 복용 중단으로 프로락틴 분비 선종이 커질 수 있다. 특히 1cm 이상의 거대선종이거나 치료를 충분히 받지 않으면 종양이 커지는 사례가 많다. 이때는 임신 중·후반기에 다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적절히 치료를 받았다면 임신 중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종양이 커지는 경우는 드물다.
출산 후 모유 수유를 해도 괜찮을까
출산 후 모유 수유는 대부분 안전하다. 오히려 임신 중에 커졌던 종양이 출산과 수유 이후에 크기가 감소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약물은 평생 복용해야 하나
치료 지침에 따르면, 3년 이상 약물을 복용하면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고 혈청 프로락틴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되는 경우 약물 중단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다만 약물 복용 중단 시 미세선종의 21%, 거대선종의 16%에서만 혈청 프로락틴 수치가 정상으로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따라서 소량으로 유지 치료를권고하기는 하나,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수술 치료는 언제 필요한가
최근에는 비강을 통해 수술하는 경접형동 종양 절제술이 발전해, 종양의 크기가 작고 경계가 명확하며 주변으로 침습이 없는 경우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약물 부작용이 심하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약물 치료는 장기간 복용이 필요하지만, 수술 치료는 한 번에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 전 과정에서 뇌하수체 종양 치료 전문가들의 긴밀한 협진과 판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치료 단계별 변화를 관찰해 예후를 면밀히 예측하는 전문적인 진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뇌하수체 질환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대한 수술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 수술받는 것을 권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