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반기..전국 코로나19 항체조사가 중요한 이유

 

한국헬스경제신문 이순영 한국역학회장(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2020년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올해 초 하루 60만건을 넘긴 유행 정점을 지나 2022년 10월 현재 약 2만건 정도의 전후 발생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2년 9개월
동안 중복 재감염자를 포함하여 2,510만 건이 확진되었으며 2022년 7월까지 보고된 5세 이상 누적 확진자는 100명당 38.2명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신속한 검사와 광범위한 접촉자 추적조사로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인구집단에서의 질병 규모를 빙산에 비유하듯이 물 위로 떠 있는 빙산 아래 보고되지 않는 미확진자가 존재한다. 즉, 보고되는 확진자는 전체 감염자의 일부일 뿐이고, 항간에는 보고된 확진자의 3~4배에 이르는 감염자가 더 있으리라 추측도 있었다. 감염되었
더라도 확진받지 않은 감염자의 규모가 크다면, 지역사회 전파는 지속될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는 무증상자가 많고, 무증상일지라도 바이러스 배출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미확진자 규모와 집단의 면역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세계 126개 국가에서는 약 2,600건의 항체유병률 조사가 수행되었다. 특히 국가와 지역을 대표하는 항체 유병률에 대한 정기적인 조사는 향후 코로나 전파 시나리오 모델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방역정책의 기초자료가 된다.


2022년 8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코로나19 항체조사는 전국 258개 시군구에서 대표성 있게 추출된 5세 이상의 일만 명 대상자에게 실시되었다. 조사에 동의한 사람을 대상으로 지역 보건소와 의료기관에서 채혈을 실시하고, 그 혈액을 검사기관에 운송해 코로나 항체여부를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는 외피에 둘러싸인 한 가닥의 RNA 바이러스로 4개의 단백질(S, N, E, M)을 포함한다. 코로나에 감염되면 증상발현 약 10일 이후 항체를 측정할 수 있다. 항체검사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S단백질과 N단백질에 대해 생성된 항체, 즉 S항체와 N항체를 분석하였다.

 

항체가 양성인 경우는 백신접종을 했거나 코로나 감염으로 면역성을 갖고 있는 경우이다. 그리고 N항체의 양성은 코로나 감염으로 자연면역을 획득한 경우이다.  미확진자 규모는 코로나 감염을 알 수 있는 N항체 양성률과 보고된 누적확진자 분율의 차로 산출할 수 있다.


백신접종으로 인한 면역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자연면역을 포함하는 S항체 양성률은 97.4%로 국민의 대부분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97% 이상의 면역력은 높은 백신접종률과 올해 초 두 차례의 오미크론 유행의 결과로 해석된다. 연령대로 보면 5~9세에서 79.5%로 낮고, 10~19세 90.6% 그 이후는 97%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소아청
소년은 백신 접종률이 낮아 S항체 양성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N항체 양성률은 57.7%이다. N항체 양성률은 5~9세가 79.8%로 가장 높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감소하는양상이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1/3은 미확진자 감염이후 N항체가 시간에 따라 약화되거나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지만, N항체 양성률(57.7%)과 누적 확진자 분율(38.2%)의 차인 19.5%가 미확진 감염자 규모로 추정된다. 미확진 감염자는 전체 감염자의 3분의 1에 해당하여 적지 않은 규모이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는 적은 규모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면역력은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데, 특히 자연면역으로 얻은 면역력은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보다 빠르게 소실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었더라도 백신을 맞고, 정기적인 부스터샷을 맞기를 권고한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은 한반도 인구규모 정도의 사망을 초래했던 1918년 스페인독감 범유행 이후 약 백 년 만의 대유행이다.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또 다른 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전국 코로나19 항체 유병률 조사가 유행의 실규모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국가적 감염병 항체 유병률 조사체계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의 잡지 '더 행복한 건강생활 11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