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남미, 뎅기열 역대 최대 확산...“357만 명 감염, 1000명 사망”

이상기후가 원인...3배 이상 감염 늘어
국내 발생 환자는 없어...해외 유입은 300명 선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남미를 비롯한 미주 지역에서 뎅기열(dengue fever)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HAO)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 미주 대륙 뎅기열 감염자는 357만 8414명, 사망자는 1039명”이라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감염 규모의 3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간 감염 최대 수치는 지난해의 456만 9464건인데 올해 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물어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며 드물지만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감염 모기는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분포해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유행지역에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매년 보고되고 있다.

 

 

특히 피해가 심각한 지역은 브라질이다. 올해 확진자는 296만 6339명이고 사망자는 758명이다. 브라질 정부가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파라과이도 전체 인구 3%에 육박하는 19만명이 뎅기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WHO는 브라질,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환자 수가 전체 감염자의 92%에 달한다고 밝혔다.

 

WHO는 이상고온, 엘니뇨, 급속한 도시화, 집중호우, 열악한 위생 환경 등으로 인해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뎅기열 감염 모기를 죽일 수 있는 특수 사육 모기를 동원해 확산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뎅기열은 아직 예방백신이나 뚜렷한 치료제가 없다

 

◇뎅기열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3~5일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이 생긴다. 초기에 때로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이 모기는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한다.

 

보통은 1주일 정도 지나면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저절로 좋아지고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뎅기열의 심한 형태로 뎅기 출혈열이나 뎅기 쇼크 증후군이 있는데, 이때는 사망 확률이 40~50%에 달한다.

 

뎅기 바이러스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피 검사로 항체를 확인하거나 뎅기 바이러스의 핵산(RNA)을 검출해 진단한다.

 

◇국내 뎅기열 환자 매년 300여 명...모두 해외 유입

 

(질병관리청 자료)

 

현재 뎅기열은 국내 발생은 없고 모두 해외 유입 환자다. 매년 250~300명 정도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2020년 뎅기열 환자 수는 41명, 2021년 3명으로 코로나19로 환자 수가 줄었지만 지난해엔 일상생활로 돌아가며 205명으로 급증했다.

 

이희일 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은 “뎅기열의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는 월동을 못 하는데 1월 평균기온이 10도 넘은 지역에서는 살 수 있다”며 “제주도가 그 라인 바로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가 이집트숲모기 서식 환경으로 바뀌게 되는 시점은 향후 50년으로 본다”며 “그때는 국내도 뎅기열 발생이 토착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병원의 의뢰를 받아 뎅기열 항체검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