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한두 잔에 발개지는 동료에게 술 권하지 마세요”

체내 독성물질 증가로 암, 심혈관 질환 발생 높아져
한양대구리병원 조사, “동료의 술 권유가 문제”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발개지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체내에서 알코올을 대사시키는 효소기능이 떨어진 때문이다. 그래서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체내 독성물질(아세트알데하이드)이 빨리 증가하는 것이다.

 

소량의 음주에도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사람이 동료의 압박에 의해 원치 않는 술을 마시면 더 많은 양의 아세트알데하이드에 노출돼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한양대구리병원 강보승·김창선(응급의학과)·신선희(의학통계실)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1만6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런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공중보건 감시’(JMIR PUBLIC HEALTH SURVEILLANCE) 최신호에 실렸다.

 

35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연령, 흡연, 비만도,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 요인이 비슷할 경우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1.34배 높았다.

 

연구팀은 그런 사람이 담배까지 피우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2.6배 더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술 한두 잔에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음주를 억제하는 적이 많았다. 그런 사람이 일주일에 2~3회 음주할 경우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7% 낮은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런 음주 억제 유전형질을 갖고 있어도 일부 취약계층에서는 이런 음주 억제 효과가 약해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학력이 낮거나 사보험이 없는 경우, 단순노무직과 농·어업 종사자, 배우자가 없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했다.

 

연구팀은 “음주 후 안면홍조 체질은 단체 술자리에서 동료의 음주 강요가 있어도 스스로 몸이 힘들어 음주를 자제하는 편인데, 일부 취약계층에서는 이게 잘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 중국, 일본 사람 중 소량의 음주에도 알코올 대사 효소의 기능이 떨어져 얼굴이 빨개지는 증상을 보이는 비율은 30~40% 수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