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파리 올림픽 개막 후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31세의 대한민국 사격 선수 김예지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다. 그는 무심하게 세계 기록을 깬 스타다. 그는 단발머리에 모자를 거꾸로 쓰고 사격용 안경을 통해 강철 같은 시선으로 표적을 응시한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이다.” (CNN ‘인터넷, 한국의 신기록을 세운 올림픽 저격수와 사랑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기사)
“한국 권총 사수 김예지는 아마도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멋진 선수일 것이다.”(영국 BBC)
“한국의 명사수 김예지는 이번 올림픽에서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킨 스타가 됐다. SNS 사용자들은 김예지의 여유로운 자신감과 스타일을 칭찬하고 있다. 제임스 본드나 인기 만화 ‘주술회전’의 마법사 고죠 사토루와 비교하기도 한다.”(미국 NBC)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 첫 번째 돌풍의 스타다. 최첨단 스포츠웨어를 입은 공상과학 암살자처럼 보였다. 사이버펑크 팬픽에서 곧장 튀어나온 것 같다.” (글로벌 남성 패션잡지 GQ)
파리 올림픽 10미터 공기권총 종목에서 금메달도 아닌 은메달을 딴 김예지 선수가 세계 주요 미디어에 크게 소개되고 있다. 순식간에 생긴 ‘김예지 현상’이다.
그 시작은 한 네티즌이 엑스(X·옛 트위터)에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5m 권총경기에 참가한 김예진이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거머쥘 때의 경기 영상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이 영상에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아우라”라는 캡션을 달았고, 이 게시물은 지금까지 수천 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예지에 대한 관심이 결정적으로 더 증폭된 것은 팔로워 수가 무려 1억 9,000만 명에 달하는 엑스 소유주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 글에 공감하는 댓글을 달면서다.
일론 머스크는 “액션 영화에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지지 않을까.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는 글을 달았다.
김예지는 그 영상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순간에도 무심한 표정으로 아무런 감정 없이 권총을 툭 내려놓았다. 그러나 과녁을 바라보는 눈빛은 한없이 날카롭다. 킬러의 눈빛이다. 패션은 쿨하다. 검은 옷에 거꾸로 돌려쓴 검은 캡모자가 인상적이다. 여섯 살배기 딸이 선물한 코끼리 인형을 달았다.
김예지 선수는 그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함께 출전한 양지인(21·한국체대)은 은메달을 받았다. 그리고 두 달 만에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10m에 출전해 이번에도 막판까지 13살이나 어린 후배 오예진(IBK기업은행)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18살 사격 유망주 오예진은 한국 여자 사격의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이 됐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오예진에게 돌아갔다.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경기 내내 무표정한 표정으로 표적지를 노려보았지만 경기가 끝나자 ‘반전매력’을 뽐냈다. 환하게 웃으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거침없고 유머러스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김예지에 대한 폭발적 관심에 부응해 대한사격연맹은 2010년 당시 충북체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김예지가 권총을 들고 날카롭게 과녁을 조준하는 과거 사진을 1일 공개했다. 14년 전 사진에서도 이미 ‘냉철한 킬러’의 이미지가 엿보인다.
김예지는 충북 단양 출신으로 중학생 때 처음 사격을 시작해 충북체고를 거쳐 우리은행 실업팀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김예지는 한국 시각으로 2일 오후 그의 주종목인 25m 권총 예선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