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술 좋아하는 남성, 엉덩이뼈 썩는 이 병 조심해야

혈액순환이 안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생겨
방치하면 인공관절 수술 받아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술 좋아하는 남성들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는 길고 어려운 이름의 병을 조심해야 한다.

 

혈액이 허벅지 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 넓적다리뼈의 윗부분)까지 순환되지 않아 뼈세포가 죽는 병이다. 발병률이 높지는 않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장년층에 발생한다. 레그-칼베-페르테스 병이라고도 한다.

 

연예인 몇몇이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많이 알려진 병이다.

 

이 병의 원인과 발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기전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혈관에 지방을 축적시키는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 남용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무릎관절이나 어깨관절 등에서도 생길 수 있지만 체중부하가 가장 크고 걸을 때 움직임이 큰 엉덩이 관절에 가장 흔히 생긴다. 서양인보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의 장년층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최근에는 20대 젊은 남자와 여성 환자도 늘고 있다. 환자는 50대 남성이 가장 많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4배 이상 더 잘 발생한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의 60~80% 원인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이다. 초기에 치료를 안하고 방치하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위험한 질환이다.

 

이 병이 무서운 건 조용히 찾아오기 때문이다. 발병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둔부 및 사타구니의 무거운 느낌이나 뻐근함 △무릎 통증 △요통, 좌골 신경통과 비슷한 증상 등이 나타난다. 특히 다리를 벌릴 때나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사타구니에 통증이 심하다.

 

초기 치료를 놓치면 통증이 점차 심해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점차 보행이 힘들어지고, 뒤뚱거리는 걸음걸이를 보이기도 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병이 시작한 후 약 2년 이내에 심한 통증으로 걷기 어려워진다.

 

이 병을 예방하려면 우선 위험 인자인 지나친 음주를 줄이고 미세 혈관의 흐름을 악화시키는 고지혈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음주를 많이 하거나, 고지혈증 등의 위험 인자가 있는 중년 남성이 큰 외상이 없는데도 갑작스럽게 사타구니나 엉덩이 부위에 동통 또는 불편감이 발생하면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