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하루 두 끼만 먹는다면? 아침·점심보다 저녁을 굶어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대체로 건강을 위해서는 한결같이 세 끼 식사를 챙겨 먹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돼 왔다. “아침은 임금처럼, 점심은 정승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는 말도 있다. 간단하게라도 아침을 챙겨 먹는 게 몸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많다.

 

하지만 다이어트나 또는 건강을 위해 하루 두 끼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침 출근길이 바쁘기도 하고 두 끼만 먹어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적지 않다.

 

살빼기가 아니라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두 번 식사 옹호론’자들도 있다. ‘아침 굶기’를 주장하는 일본의 ‘니시의학’이 대표적이다. 종교사상가인 고 유영모 선생은 45살 때부터 91살로 숨을 거둘 때까지 하루 한 끼의 금욕생활을 실천했다. 조선시대엔 먹거리도 부족했지만 하루 두 끼 식사가 일반적이었다.

 

한동안 유행한 ‘간헐적 단식’은 식사시간은 8시간 내에 끝내고 16시간의 공복시간을 갖는 것이다. 아침을 굶으면 저녁 이후 18시간 정도 단식하게 된다. 내장기관을 쉬게 할 뿐 아니라 부족한 에너지만큼 몸속 여분의 영양분을 태울 수 있기 때문에 노폐물과 독소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럼 하루 세 끼 중 어떤 걸 굶는 게 좋을까. 고민 중 하나다.

 

 

국내 성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팀의 최근 연구에서는 점심을 거르는 그룹에서는 나쁜 것인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수치가, 아침과 점심이 불규칙한 그룹에서는 총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가 각각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침과 저녁 식사가 함께 불규칙한 그룹에서도 총콜레스테롤 수치는 유의하게 높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저녁 식사만 거르는 경우에는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수치는 저녁을 거르는 그룹이 세 끼 모두를 챙겨 먹는 그룹보다 더 높았다.

 

연구팀은 하루 두 끼를 먹으려면 아침이나 점심을 거르는 것보다 저녁을 거르는 게 심혈관 및 대사 위험 요인 측면에서 더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에서는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하루에 한두 끼만 먹는 경우 오히려 식사마다 폭식이나 과식으로 이어져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지속적인 아침 결식이 콜레스테롤 및 혈압 수치 상승으로 이어져 심혈관질환 발병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당과 인슐린 민감도에도 영향을 미쳐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두 끼든 네다섯 끼든 영양학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면 현재 자신의 식습관과 식사 횟수를 유지해도 무방하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아침을 오랜 기간 먹지 않던 사람이 일부러 아침을 먹으려고 기를 쓰고 노력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몸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굳이 세 끼 식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