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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대한극장, 굿바이 충무로

개관 66년 만에 적자로 폐관
상설 공연장으로 탈바꿈 공사
충무로 시대도 함께 저물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한때 한국 영화관을 대표하던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1958년 국내 최대 극장으로 개관한 지 66년 만이다. 한때의 단관극장으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대한극장까지 폐관하면서 충무로 시대도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었다.

 

대한극장은 지난달 말까지 ‘아듀 대한극장 1958~2024’ 타이틀로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를 상영하는 이벤트를 마지막으로 영화 상영을 중단하고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대한극장 건물은 런던, 뉴욕에서 흥행한 논버벌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공연 ‘슬립 노 모어’를 내년에 선보이며 상설 공연장으로 바뀐다.

 

 

과거의 유명했던 단관극장들은 멀티플렉스 시대가 오며 하나씩 문을 닫았다. 190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상설 영화관 단성사(2008년 폐관), 2015년 CJ CGV에 운영권을 넘긴 피카디리 극장, 2021년 폐관한 서울극장 등이 한때 단관극장이었다.

 

대한극장은 1958년 미국 영화사 20세기 폭스가 설계했다. 국내 최초로 70㎜ 초대형 스크린 시대를 갖춘 최첨단 극장이었다. 최다 1900여 석 매머드 객석과 웅장한 입체 음향 시설까지 갖췄다.

 

한 편의 영화를 영화관 한 곳에서만 개봉했던 1990년까지, 대한극장은 할리우드 대작을 주로 개봉하는 극장으로 유명했다.

 

서울 인구 250만 명 중 70만이 관람한 ‘벤허’(1962년)부터 ‘클레오파트라’(1963년), ‘사운드 오브 뮤직’(1969년), ‘아라비아의 로렌스’(1970년), ‘마지막 황제’(1988년) 등이 대표 상영작이었다.

 

이 시기 개봉했던 한국 영화들도 시사회를 대한극장이나 서울극장에서 열었다.

 

대한극장은 2000년 1년 간 휴관하고 7층, 11개관 규모의 멀티플렉스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운영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운영사는 세기상사이었는데 2021년 부산의 중견기업인 우양수산의 자회사 우양산업개발에 매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