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영국 시몬스 칼리지의 생물학 교수 엘리자베스 스콧은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수건 위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욕실 수건에 주목한 말이다.
스콧 교수에 따르면 수건으로 얼굴과 몸을 닦을 때 피부와 대장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수건에 달라붙는다.
욕실에 걸어둔 축축한 수건은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의 최적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습한 욕실의 곰팡이와 변기에서 나오는 다양한 병원균을 흡수한다. 변기 물을 내릴 때마다 각종 병원균이 수건에 달라붙기 쉽다.
수건은 더 오래 사용할수록, 축축한 상태로 오래 유지될수록 미생물이 살기 더 좋은 환경이 된다. 나중에는 수건이 칙칙하게 변색되거나 오염되기도 한다. 세탁·건조 후에도 변색을 지울 수 없거나 심한 악취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미 세균·곰팡이가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스콧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인유두종 바이러스, 살모넬라균,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인 MPOX 바이러스와 같은 해로운 바이러스와 병원균이 수건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면 표면에서 최대 24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
축축해진 수건은 다시 쓰지 않는 게 좋다. 수건으로 몸을 닦으면 피부 각질과 세포, 피지와 함께 각종 분비물이 묻는다. 그대로 사용하면 몸에 크고 작은 피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특히 공중화장실이나 식당에서 걸어놓은 공용 수건을 쓰는 건 금물이다.
수건은 쓰고나면 바로 세탁하는 게 좋다. 가능한 한 뜨거운 물이나 40~60도 정도의 따뜻한 물로 세탁하고 항균세제를 사용하거나 햇볕에 말리는 게 좋다. 집안에 구토와 설사를 동반한 감염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별도의 수건을 사용하고 즉시 세탁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수건을 화장실이 아닌 다른 곳에 걸어두는 것이다. 화장실에 여러 장을 둬야 한다면 습기가 차거나 세균이 번식하지 않게 문이 있는 수납장에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