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모기나 파리가 날라 다닌다. 손을 휘저어 내몰아도, 눈을 돌려도 계속 쫒아온다. 모기나 파리뿐만이 아니라 먼지나 벌레 같은 것도 눈앞에서 떠 다닌다.
‘비문증’이다. 한자로는 모기(蚊)가 날라 다닌다(飛)는 뜻이고, 영어로는 ‘떠다니는 것’이란 의미의 ‘Floaters’라고 한다. 실제 모기가 아니라 날라 다니는 것처럼 눈이 느끼는 증상이다.
10명 중 7명 정도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현상으로 대부분 문제가 없다. 50~60대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노화와 관련이 깊다. 단 근시가 심한 사람은 청년기 이후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비문증이 병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쯤은 안과 진료를 받아볼 필요는 있다.
눈 안에는 유리체가 가득 채우고 있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무색투명한 젤리 모양의 조직이다. 이 유리체의 투명도가 유지되어야 명확한 시력이 가능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유리체가 두꺼워지고 오그라들면서 덩어리지거나 주름이 생긴다. 이 때문에 부유물이 형성돼 유리체 내에 혼탁이 생기면서 망막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이로 인해 마치 눈앞에 뭔가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외에 백내장 수술, 당뇨망막병증, 후유리체 박리, 망막 혈관 질환, 망막 열공 등에 의해서 비문증이 나타날 수 도 있다.
비문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번갯불 현상(광시증, 光視症)이 있다. 눈을 세게 부딪혔을 때 눈앞에 불이 번쩍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유리체가 수축하면서 망막을 당기면 눈 속에서 불이 번쩍하는 느낌을 받는다.
비문증이 지속되는 환자는 안과를 방문해 우선 당뇨, 고혈압 등 과거 병력과 최근 외상 여부, 떠다니는 물체의 모양과 크기, 시력 저하, 광시증 등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안구 검사를 해 눈의 염증 여부, 안저의 이상 여부 등도 판단한다.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심각한 증상에는 레이저 시술이나 인공 유리체 삽입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전문의들은 합병증을 우려해 권하지 않는다.
비문증을 예방하려면 눈을 자주 비비지 말고, 햇빛이 강할 때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하는 게 좋다.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눈앞에 모기나 검은 실이 떠다닌다고 해서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게 좋다. 이명처럼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비문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사라지거나 안정화 된다.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안과 의사의 검진을 통해 그 현상이 단순한 비문증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그 물체를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