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미국의 한 20대 여성이 임신 2주 후 또 아이를 임신한 사연이 보도됐다. 이러한 ‘중복 임신’(superfetation)의 확률은 10억분의 1~100만분의 1로 알려져 있다.
19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28세 여성 테일러 헨더슨은 지난해 임신 8주차 시기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쌍둥이가 아닌 두 명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확인했다.
헨더슨은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는데, 크기가 다른 태아가 있었고 이들은 쌍둥이가 아니었다. 한 태아는 8주 전에 임신이 됐고, 또 다른 태아는 그 후인 6주 전에 임신이 된 것이었다.
헨더슨은 “임신 후 성관계를 가졌는데 그때 임신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데 두 번째 태아는 잘 크다가 갑자기 심장이 뛰지 않아 사망했다. 헨더슨은 지난해 10월 먼저 생긴 태아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의료진은 중복 임신 사례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 놀라워했다.
중복 임신은 여성이 한 주기에 2~3개의 난자를 배출할 경우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임신을 하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배란, 수정, 착상이 차단되기 때문에 또 다른 임신은 불가능하다.
중복 임신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약 10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어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시험관 아기 시술(IVF)을 받는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복 임신이 된 태아들은 자궁에서 보낸 시간이 서로 다르기에 발달 단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다만 뒤에 임신된 태아는 조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자궁에서 쌍둥이 임신 경우도 있어
2023년 12월에는 자궁을 두 개 가진 미국 30대 여성이 자궁 두 개에 동시에 임신한 후 건강하게 두 아이를 출산한 적이 있다.
32세 켈시 해처라는 여성은 하루 시차를 두고 쌍둥이 딸을 출산했는데 그는 선천적으로 자궁이 두 개인 ‘중복자궁’을 가지고 태어났다. 중복자궁은 매우 희귀해 여성의 0.3%에게만 발견된다고 한다.
중복자궁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알아차리기 힘든데 대부분 과도한 월경량과 심한 월경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처는 이런 현상 때문에 17세에 진단을 받아 중복자궁으로 태어난 걸 알게 됐다. 중복자궁을 가진 여성은 자궁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아 조산이나 유산을 경험할 위험이 크다. 그는 지금까지 출산한 아이 세 명은 모두 한 자궁에만 임신했다.
의료진은 100만분의 1 확률로 발생한 임신이라고 말했다. 또 “한 자궁 안에 있지는 않았어도 동시에 수정됐기 때문에 이란성 쌍둥이가 맞다”고 말했다.
중복자궁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태아 발달 시기에 뮐러관이 제대로 합쳐지지 않아서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뮐러관은 태아 발달 시기에 존재하는 두 개로 이뤄진 관으로, 여성 생식 기관을 만드는 데 쓰인다. 뮐러관은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궁 하나를 형성하기 위해 합쳐진다. 만약 합쳐지지 않으면 뮐러관의 두 관이 각자 자궁을 형성하게 된다.
중복자궁은 자궁을 합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자궁이 약해진다는 위험이 있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치료하지 않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