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고령층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가 는다

90% 안팎이 비흡연 여성
유방암, 난소암 합친 수보다 많아
간접흡연, 요리, 환경이 영향
50세 넘으면 저선량 가슴 CT 받아봐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선임기자 | 흔히 폐암은 흡연하는 남성들만 자주 검진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다. 잘못된 생각이다. 여성도 폐암 환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특히 고령층 비흡연 여성을 중심으로 현상이 뚜렷하다.

 

국내에서 폐암은 남성과 여성에서 모두 사망률 1위(2022년 기준)이다. 여성 폐암은 70~80대 환자가 54% 정도 차지하는데 이중 85% 정도는 비흡연 여성이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폐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유방암, 난소암으로 사망한 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총 3만2142명으로 전체 여성 사망자(17만6474명)의 18.2%였는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은 폐암이었다. 전체 암 사망자의 15.1%인 4869명이었다. 다음으로 대장암(12.2%), 췌장암(10.9%), 유방암(8.9%) 순이다.

 

건강검진을 받은(2005~2007년) 사람을 대상으로 2008~2015년 관찰한 연구를 보면 여성 폐암 환자의 94.4%는 비흡연자였다. 한국중앙암등록본부 폐암 병기 조사사업 결과에 따르면 여자 폐암 환자의 85.5%가 비흡연자다. 여성도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폐암 조기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폐암은 50~70대 장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한해 국내에서 약 3만 명이 폐암을 진단 받는데, 이중 65세 이상이 2만 명 이상이다.

 

 

▶한국 아스트라제네카가 21일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여성단체들과 함께 여성 폐암 인식 개선 캠페인 'Lung live the Queen'을 시작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여성 흡연율은 6% 전후로 유지되고 있는데도 폐암 진단이 증가하는 건 여러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건 간접흡연이다. 집에서 아버지나 남편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연기를 들이마신 여성이 나이 들어 폐암 진단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간접흡연만이 비흡연자의 폐암 원인은 당연히 아니다. 대한폐암학회가 2018년 비흡연 여자 폐암의 위험 요인을 조사했는데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가스레인지 앞에서 굽고 튀기는 요리할 때 발생한 유해물질을 흡입한 것이 폐암에 큰 영향을 미쳤다.

 

폐암 발병 위험은 간접흡연을 2년 이상 했을 때 1.64배, 기름 요리를 주 4회 이상한 경우 3.67배였다.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서의 요리(1.4배)와 연기 때문에 시야가 흐려질 정도의 환경(2.6배)이 관련 있었다. 레인지후드를 반드시 켜고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환경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삶기’와 비교했을 때 ‘굽기’는 초미세먼지가 7배, ‘튀기기’는 2배 이상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밀폐된 실내 오염 물질이 폐에 전달될 확률은 실외 오염 물질보다 약 1000배 높다고 추정한 적이 있다.

 

식습관에서는 육식 위주의 식사와 주 2회 이상 음주가 관련 있었다. 고기를 자주 먹으면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발암성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미세먼지‧황사‧자동차 매연 같은 환경 문제, 평균 수명 증가도 원인이다.

 

폐암 전문가들은 여성은 50세가 되면 저선량 가슴 CT(LDCT)를 받아보길 권고한다.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인 서양과 달리 동북아시아권 여성은 비흡연 폐암 빈도가 높다.

50대 여자는 폐경 시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에 LDCT를 추가하고, 5년마다 하는 게 좋다.

LDCT는 2~3mm 크기의 작은 결절도 찾아낼 만큼 정확하다.

 

폐암 수술은 상대적으로 암세포 크기가 큰 비소세포 폐암 환자 중 1~2기 등 초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전체의 30% 전후다. 폐암은 수술 이후에도 재발률이 높아 보조 항암 치료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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