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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는 왜 중장년 남성에 많을까

보건복지부 조사, 지난해 고독사 3900명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4%
남성이 여성보다 5배 많아
중장년 1인가구 증가, 사회관계 약화 영향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남성이 여성의 5배가 넘고 그중 60대 남성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50대 남성인 죽음.

 

바로 ‘고독사’다.

 

왜 평생 열심히 일해온 한국의 남성은 안타까운 죽음이 많을까.

 

보건복지부가 27일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경찰청 형사사법정보 5만7천145건을 분석해 고독사 요건에 부합하는 사례를 뽑은 뒤 특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조사했다.

 

사망자는 3천924명으로 2023년(3천661명)보다 263명(7.2%)이나 증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80%가 넘는 3천205명(81.7%)으로 여성(605명, 15.4%)의 5배 이상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1천271명(32.4%), 50대가 1천197명(30.5%)으로 5060 중장년층이 가장 많았고, 40대(509명, 13.0%)와 70대(497명, 12.7%)가 뒤를 이었다.

 

70대보다 오히려 60대, 50대에 고독사가 많은 것이다. 50~69세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54%를 차지했다.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신고)한 사람은 가족이 아니다. 임대인·경비원 등인 경우가 43.1%로 가장 많았고, 가족은 26.6%, 이웃은 12.0%였다. 최근 5년간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에게 발견된 비중도 1.7%에서 7.7%로 많이 늘어났다.

 

발생 장소는 주택(48.9%), 아파트(19.7%), 원룸·오피스텔(19.6%)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894명, 22.8%), 서울(784명, 20.0%), 부산(367명, 9.4%) 순으로 많았다.

 

고독사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526명)였는데 20대 이하(57.4%), 30대(43.3%), 40대(25.7%) 순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많았다.

 

사망 전 1년간 기초생활보장수급을 받은 사람은 40%에 육박하는 1천462명(39.1%)이었다. 어려운 경제 사정이나 무연고가 아무래도 많은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 고독사 실태조사를 실시해 사회적 고립 위험군의 규모와 특성을 파악하고, 그들을 미리 찾아 상담 등을 지원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도 운영할 예정이다.

 

◇고독사 왜 중년 남성이 압도적인가

 

 

고독사가 늘어나는 것은 무엇보다 1인 가구 비율이 증가(2023년 35.5%→2024년 36.1%)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나이 든 사람들의 정보 습득 및 사회활동, 대면 관계가 약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남성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 위기가 닥쳐도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이나 질병이 악화해도 병원을 찾는 데도 소극적이다.

 

한국 남성은 직장 중심의 인간관계를 맺는 경향이 크다. 60대 남성에 유독 고독사가 많은 이유는 그때가 완전히 은퇴하는 시점이어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닥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적 활동은 급격히 축소되고, 친구·지인과의 접촉은 줄어든다.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감과 고립감은 커진다.

 

중·장년 남성의 미혼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혼자 사는 남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돌봄 공백’이 생긴 것도 큰 요인이다. 기본적인 집안일에 남성이 서툰 점도 고립감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자녀는 결혼하거나 독립해 나가 가정에서 멀어진다. 배우자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거나 사별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이 나이대는 암이나 만성질환이 발견되기 시작하는 시기다.

 

반면 여성은 좀 다르다. 나이가 들거나 이혼·사별 후에도 살림살이에 큰 변화가 없고, 공동체 참여나 취미활동, 가족·이웃·친구관계를 그대로 이어가는 경향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