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국민배우 안성기 씨가 5일 74세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그를 사랑한 국민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다.
안씨는 2019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병이 재발해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다.
안씨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의외로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사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자택에서 식사를 하다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졌다. 의식불명 상태로 순천향 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 6일 만에 별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음식물이 기도를 막으면 4~5분 내 의식불명 상태가 되고 뇌세포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영구적 손상을 입는다. 뇌사 상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중장년 노인층은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음식을 씹고 삼키는 저작·연하능력, 위장 기능이 떨어진다. 치아를 비롯해 식도와 기도 주변 근육이 약해지면서 음식물을 잘게 자르고 소화하기 어려워진다. 떡, 낙지 등 점성이 강한 음식을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음식을 입에 △넣고 △씹고 △침으로 잘 섞고 △삼키는 과정 중 하나라도 어렵다면 연하(삼킴)장애일 수 있다. 노인 3명 중 1명꼴이다. 노화뿐만 아니라 뇌졸중, 뇌성마비, 파킨슨병 등 신경질환도 연하장애의 원인이다. 후두암, 구강암 등 수술을 받았거나 치매를 앓는 사람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음식을 섭취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질식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도가 막히면 산소 공급이 중단돼 심정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음식으로 기도가 막혀 출동한 건수는 1290건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이 9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질식사고를 막으려면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먹는 속도를 천천히 조절해야 한다. 식사할 때는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을 아래로 살짝 당기는 게 좋다. 턱을 당기면 기도가 좁아져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걸 막을 수 있다.
기도가 막히는 응급 상황에 대비해 ‘하임리히법’을 평소에 익혀두면 결정적 도움이 된다. 미국의 흉부외과 의사 이름을 딴 이 방법은 흉부를 압박해 음식물을 토해내게 하는 것이다.
환자의 뒤에서 두 팔로 허리를 감싸고 한쪽 발을 환자 다리 사이에 넣고 한쪽 손으로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 쪽이 환자의 배꼽과 명치 사이에 오도록 놓는다. 다른 한 손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싸 환자의 배를 안쪽에서 위쪽 방향으로 강하고 빠르게 밀쳐 올리면 된다. 이물질이 나오거나 환자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반복한다. 의식을 잃으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영유아들은 장남감이나 눈에 보이는 것들을 입속에 넣는 경우가 많다. 아기들은 장기가 약해서 성인용 하임리히법을 쓰면 위험하다. 아기의 얼굴이 아래를 향하도록 팔 위에 올리고, 허벅지로 팔을 받쳐 지지하고 손바닥 아랫부분으로 양쪽 날개뼈 사이를 강하게 5회 두드린다. 아기를 돌려 눕힌 뒤, 양쪽 젖꼭지 중앙 바로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깊고 빠르게 5회 압박해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시행한다.
혼자 있을 때 기도가 막히면 의자 등받이나 모서리에 자신의 배꼽 위쪽을 대고 강하게 몸을 던져 압박을 가해야 한다.
◇기도 폐쇄로 사망한 사례
안성기 씨와 같은 사례는 생각보다 드물지 않다. 떡이나 삶은 달걀, 낙지 등이 위험하고 설 명절에 떡국 떡이 기도에 걸려 질식하는 일도 더러 있다. 어린이나 영유아는 포도나 방울토마토, 사탕, 젤리, 땅콩도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잘라서 먹어야 한다.
음식과 술을 먹은 후 자다가 구토를 해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하는 사례도 있다. 술을 마신 뒤 잠들면 구토 반사가 둔해지고 기도 보호 기능(후두개 반사)이 약해져 토사물이나 위 내용물이 기도로 역류하기 쉽다.
국내 사례로는 2004년 한국 방송 역사상 가장 비극적 사건 중 하나인 성우 장정진 씨의 방송 녹화 중 질식 사고가 있다. 장씨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추석 특집 녹화 중 송편 빨리 먹기 게임을 하다가 떡이 목에 걸려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한 달간 투병하다 사망했다. 이후 방송에서 먹방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쓴 미국의 저명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1983년 호텔에서 안약 뚜껑을 입에 물고 있다가 실수로 삼켜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
역사상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지미 헨드릭스는 만 27세인 1970년 수면제를 복용한 상태에서 잠이 들었다가 구토를 해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다. 전설적인 록 밴드 AC/DC의 보컬리스트 본 스콧도 1980년 과음하고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가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했다.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로, 세계 최고의 드러머 중 한 명으로 추앙받던 존 본햄도 과도한 음주 후 잠든 상태에서 토사물 흡입으로 인한 질식으로 사망했다. 그의 죽음 이후 레드 제플린은 공식 해체를 선언했다
미국 그룹 마마스 앤 파파스 멤버인 마마 캐스도 1974년 햄샌드위치를 먹다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질식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