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건강한 밥상] <26> 냉장고만 열면 냄새가...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올라오는 퀴퀴한 냄새는 음식 하나 때문이 아니다. 냉장고 냄새의 주범은 단백질과 지방이 분해되며 발생하는 휘발성 화합물이다.

 

이 분자들은 낮은 온도에서도 공기 중에 오래 남는다. 문제 음식을 치웠는데도 냄새가 지속되는 이유다. 그래서 냄새 제거보다 먼저, 냄새 분자를 붙잡거나 중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냄새 관리의 본질은 공기 관리에 가깝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으로 산성 냄새를 중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원두커피 찌꺼기는 미세한 기공 구조로 냄새 분자를 흡착해 탈취하는 역할을 한다. 살림 고수들은 두 재료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쓴다. 시큼한 냄새가 강할 때는 베이킹소다, 음식 냄새가 섞였을 때는 커피찌꺼기를 선택한다. 종이컵 등 밀폐하지 않은 용기에 담아 냉장고 구석에 두는 것이 흡착 효과를 높인다. 1~2개월마다 교체하면 된다.

 

 

냉장고 내부를 레몬 단면이나 식초 희석액으로 닦는 방법도 좋다. 산성 성분이 냄새 분자를 분해하고, 표면에 남은 지방 성분을 제거한다. 특히 선반 모서리와 문 고무패킹은 냄새가 축적되기 쉬운 사각지대다. 주기적으로 산성 닦기를 해주면 냄새가 쌓이기 전 상태로 되돌리는 효과가 있다.

 

물과 식초를 1:1로 섞어 냉장고 벽면을 닦아내면 살균과 탈취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소주를 뚜껑을 열어둔 채로 넣어두거나 마른 헝겊에 적셔 닦으면 알코올 성분이 냄새 분자를 날려준다.

 

커피찌꺼기 외에도 말린 녹차잎이나 보이차 찻잎은 냄새 흡착에 효과적이다. 폴리페놀 성분이 냄새 분자와 결합하기 때문이다. 일부 살림 고수들은 말린 귤껍질, 계피 조각 같은 재료를 활용한다. 숯은 미세한 구멍이 많아 습기와 냄새를 흡수하는 천연 필터 역할을 한다.

 

처음부터 냄새의 원인을 가급적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치, 마늘 등 향이 강한 음식은 반드시 유리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한다. 플라스틱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냄새의 주범은 보통 구석에 잊힌 채 썩어가는 채소나 소스다. 일주일에 한 번은 냉장고 정리와 청소를 해야 한다. 분리 가능한 선반은 꺼내서 따뜻한 물로 세척해 주는 게 좋다.

 

냉장고를 가득 채우면 공기 순환이 막혀 냄새가 고착된다. 살림 고수들이 냉장고를 70~80%만 채우는 이유다. 김치, 생선, 육류는 반드시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