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보험 체계를 갖췄다. OECD 최고 수준의 의료 접근성, 저렴한 본인부담금, 많은 의사 수. 그러나 그 화려한 외관 뒤에서 의료 지형은 조용히 기울고 있다. 돈이 되는 병원은 넘쳐나고, 아픈 아이를 데려갈 소아과는 사라지고 있다. 이는 개별 의사의 탐욕도, 환자의 과소비도 아니다. 애초에 ‘아이를 살리는 일’보다 ‘주름을 펴는 일’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설계된 구조의 필연적 귀결이다. 한국 의료계의 왜곡된 지형을 상중하 세 편으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 급증하는 비급여 병원, 사라지는 필수과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38) 씨는 지난겨울 밤 11시, 40도 고열로 경련을 일으키는 두 살배기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아 세 곳을 전전했다. 인근 소아과 두 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대형병원 응급실은 성인 환자로 가득 차 두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반면 근처엔 피부 레이저 시술을 광고하는 피부과 다섯 곳과 척추 비수술 치료를 내세운 정형외과 세 곳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 의료 현실의 단면이다. 한국 의료 현장에서 이른바 ‘돈 되는 병원’과 ‘필수 병원’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암, 치매, 당뇨 등 만성질환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것이 ‘유전’과 ‘가족력’이다. 3대 가족 건강만 잘 살펴도 나의 미래 건강을 예측할 수 있다고들 말한다. 같은 핏줄은 같은 유전자를 상당수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은 얼핏 같은 말처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유전’(Genetic Inheritance)은 특정 유전 정보가 자손에게 전달돼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유전자의 전달 여부가 질병 발생을 결정한다. 일부 질환은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예방할 수는 없는 경우다. 대체로 난치성 질환들에 많이 해당한다. 다운증후군, 적녹색맹, 혈우병 등 사전 검사를 통해 유전 확률을 예측할 수는 있는 것들이다. 자녀가 질병을 갖고 있어도 부모는 유전 인자만 가지고 있고 질병이 없는 건 ‘열성 유전’이라고 한다. 반면 ‘가족력’(Family History)은 3대에 걸친 직계가족 또는 4촌 이내에서 같은 질환을 앓은 환자가 2명 이상일 경우를 말한다. 이를테면 어머니와 딸 중 한 명이 똑같이 유방암을 앓을 경우 가족력이 있다고 보는 식이다. 가족력은 유전적 요인 외에 생활 습관,
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영탁 차의과대학교 분당차병원 여성병원장 폐경(Menopause)이란 무엇인가 폐경기란 난소의 기능이 노화되어 더 이상 배란이 이루어지지 않고 생리가 중단되는 현상을 말한다. 폐경이 시작되는 평균 연령은 45~55세(평균 50세)이며 40세 이전에 이루어지는 폐경을 조기 폐경이라 한다. 폐경의 이행기를 갱년기라 하며 갱년기 증후군은 40대 중후반에 점진적으로 진행하는데, 동반되는 증상들은 평균 4~7년 지속된다. 여성 평균 수명(86세, 2023년)의 증가로 인생의 40%를 폐경 상태로 지내게 되고, 45세에서 55세 여성의 약 75%가 폐경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 폐경기의 증상으로는 안면 홍조, 두근거림, 수면 장애, 우울감, 발한, 근육통 등이 있고, 폐경기가 지속되어 나타나는 장기 증상으로는 피부 건조, 질 건조,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등이 있다. 갱년기 관리 어떻게 할까 다양한 갱년기 증상과 신체 조건에 따른 개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식이 요법, 운동 요법, 호르몬 요법이 있다. 이중 호르몬 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호르몬 요법이란 폐경기로 인하여 인체 내 생성이 부족해진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것이며 주로 난소에서 생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암’(癌, Cancer, 악성 신생물)은 현대의학이 아직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최악의 난치병이자, 인류의 사망 원인 1위다. 무서운 것은 무려 1000여 종에 이르는 발암물질이 우리 일상 곳곳에 널리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5년까지 암환자가 무려 77%나 증가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인간의 육체는 약 20~30개 조에 이르는 정상세포의 분열과 사멸을 통해 유지된다. 세포가 노화하면 스스로 사멸하는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가 생기면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세포가 죽지 않고 세포분열을 통하여 무한증식하게 되고, 이러한 돌연변이 세포들이 모여 커다란 악성 종양을 형성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부르는 ‘암’이다. 암의 종류는 무려 수백 가지에 이르며 신체 어디서나 발병할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암의 흔적이 발견된 기록은 고대 이집트였다. 이미 기원전 4천년경에 외과 수술까지 시행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고대 이집트의 의학기술은 매우 뛰어났다. 한 유골에서는 이집트 의사들이 머리에 생긴 암을 제거하기 위하여 외과적 수술을 시도한 흔적이 발견됐다. 또한 임산부와 파라오의 미라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10년 전까지만 해도 비뇨의학과에 발기부전으로 찾아오는 20대 환자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젊은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조루증이 많다. 사정이 잘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1980년대만 해도 젊은 층의 발기부전은 밀월성 발기부전. 결혼 첫날 밤 긴장 등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젊은 남자의 발기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음란물 중독이다. 다음으로는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 맞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남성호르몬의 일종) 주사다. 세 번째는 젊을 때부터 탈모 치료제를 먹는 경우다. 청년들이 음란물을 보며 빈번하게 자위를 하는 것은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 결과, 자위할 때는 발기와 사정이 잘 되지만 실제 성관계에서는 음란물처럼 강한 자극을 받지 못해 발기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사정이 잘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또 이런 남성은 콘돔 착용 시 발기가 잘 유지되지 않아 콘돔을 안 쓰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자위가 많아지면 생산된 정액이 저장될 여유도 없이 배출돼, 항상 정액량이 적은 상태고 강한 성적 자극이 없으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성병은 과거엔 ‘Venereal Diseas’(VD)로 불렸다.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Ven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여성의 유혹으로 성병이 생겼다고 여기게 하거나 이 질병에 대한 세간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붙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성병은 현대에서는 ‘성매개 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으로 통용된다. 직접적 성행위로 전파될 수 있는 모든 감염성 질환과 함께 성관계가 아니더라도 보균자와 생활하면서 감염되는 질환을 아우르는 말이다. 요즘에는 결혼 전에 예비 신랑 신부가 STD 6종, 12종 검사 같은 것을 해서 서로 성병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성병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공포에 떨게 한 질병은 바로 ‘매독’이다. 중세는 매독의 전파가 시작한 시기로 주로 전쟁과 군대의 이동이 주요 원인이 되었다. 이후 16세기에서 19세기에 걸친 유럽의 매독 파급은 공중보건에 커다란 위기였다. 당시 사람들은 매독을 신의 징벌로 여겼으며 이는 이 질병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낙인을 초래했다. 매독은 특히 성적 방탕과 매춘과 관련돼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었다. 18세기 후반 런던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현미경(顯微鏡, microscope)이 없는 의학발전은 상상할 수 없다. 현미경의 발명과 발전은 의학과 과학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인류가 질병에 대처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1590년경 네덜란드의 안경 제작자 한스 얀센과 그의 아들 자카리아스 얀센에 의해 여러 렌즈를 조합한 최초의 현미경이 만들어졌다. 이 현미경은 망원경 형태였으며, 해양 탐사에 주로 사용되었다.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의 안톤 판 레벤후크는 단일 렌즈 현미경을 제작해 미생물과 정자를 최초로 관찰했다. 그가 만든 현미경은 200배 이상 배율이었고 렌즈 가공 기술을 통해 제작했다. 그는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1665년 영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훅은 옥스퍼드 대학의 기하학 교수로 재직하던 중 현미경을 만들어 코르크를 관찰하면서 처음으로 세포를 발견하고 ‘cell’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의 ‘Micrographia’는 현미경 관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현미경의 발전으로 세균이 발견되고 질병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게 되면서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해갔다. 19세기 루이 파스퇴르와 로베르트 코흐는 현미경을 통해 질병의
한국헬스경제신문 | 나지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부교수 소아청소년 두통을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 통증이 대개 그렇듯 두통 역시 어떻게 아픈지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이는 어른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통증의 성격이나 강도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아이들의 말만 듣고는 명확한 진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또한 아이들이 “머리가 아파요.”라고 두통을 호소할 때 부모나 교사는 이를 꾀병으로 치부하거나,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두통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건강 문제일 수 있다. 소아청소년의 두통 진단은 병력을 청취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두통의 특성과 빈도, 동반되는 증 상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내리게 된다. 때로는 뇌 CT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 또는 뇌파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잠재적 원인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차두통 중에서는 중증의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두통이 단순히 일시적인 통증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이전 규모인 3천58명으로 확정됐다. 작년 2월 의대 정원을 5천58명으로 2천명 늘린 지 1년여 만에 다시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정원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만 것이다. 교육부는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던 ‘전원 복귀’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의대 교육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단의 건의를 받아들여 고심 끝에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 조정 방향' 브리핑에서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확정·발표했다. 브리핑에는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양오봉·이해우 공동회장과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이종태 이사장이 함께했다.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인원이 3,058명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약 1,500명 덜 뽑는 것으로 증원 이전인 2024학년도 규모로 돌아가게 됐다. 교육부는 애초 “의대생이 전원 복귀하면 내년 모집인원을 동결하겠다”고 공언했었는데 여전히 의대생 대다수가 수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현역 최고령 원로배우 이순재(90)씨가 15일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배우 부문 수상자였다. 이순재씨 소속사는 “특별한 질환이 있다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리에 힘이 없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라며 “현재 재활 등으로 다리 힘을 키우면서 회복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순재씨 경우처럼 고령이 되면 가장 중요한 게 다리 근육이다. 다리 근육이 건강과 삶의 질을 좌지우지한다고 과언이 아니다. 허벅지 근육은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 그룹 중 하나다. 전신 근육의 3분의 2 이상은 허벅지에 몰려 있다. 허벅지 근육은 우리 몸의 근육 중에서 당분을 가장 많이 저장하고 대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를 소모한다. 허벅지 근육이 커질수록 같은 양의 식사를 해도 열량 소모가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허벅지 근육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체중 관리를 하는 데도 직결된다. 근육이 많을수록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되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이다. 노년층은 이 부위가 발달해야 같은 양의 영양소를 섭취하더라도 더 오랫동안 힘을 낼 수 있다. 허벅지 근육은 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