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아이 머릿속에서 자란 태아…중국서 ‘기생태아’ 사례

쌍둥이 수정란의 불완전한 분리가 원인
세계적으로 200여 건 보고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중국에서 한 살 된 여자 아이의 두개골 속에서 쌍둥이로 나와야 했던 태아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아이는 태아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수술 후 12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태아 속 태아’(fetus in fetu), 또는 ‘기생태아’로 불리는 극히 희귀한 사례다. 1808년 영국 의학저널에 처음 기록됐다. 쌍둥이의 불완전한 분리에 의해 발생하는데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도태되어야 하는 분리된 수정란이 다른 태아에 기생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자라는 현상이다.

 

발생률은 50만 분의 1로 현재까지 의학 문헌에 보고된 사례는 200건 미만이다. 두개골에서 태아가 나온 경우는 전 세계에서 18건에 불과했다.

 

보통 복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두개골이나 골반, 입, 창자, 음낭 등에서 드물게 발견되기도 한다. 임신 말기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진단이 어렵다.

 

기생태아는 진정한 의미의 생명이 아니며 숙주의 영양을 흡수해 살아남아도 정상적으로 출산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정상적인 태아의 건강을 위협한다. 수술로 제거할 수 있으며 두개골 속을 제외하면 대체로 완전 회복이 가능하다.

 

이번 사례의 경우, 여자아이는 37주에 제왕절개로 태어났는데 출산 당시에도 머리 둘레가 큰 편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앉거나 걷지 못했고, 고개만 약간 들 수 있을 뿐이었다. 뇌와 신체의 발육이 매우 더뎠다. 키는 70cm 정도였지만 머리 둘레는 56.6cm로 또래보다 훨씬 컸다.

 

병원에 입원해 뇌CT를 실시한 결과 아이의 두개골 내에 여러 뼈 조직 그림자가 보여 의료진은 두개를 절개했다. 그런데 아이의 뇌조직에서 입, 눈, 머리와 머리카락, 몸, 팔, 손, 발과 같은 기관을 보이는 미성숙한 배아가 있었다. 배아의 길이는 18cm였고 기형적 모습이었다. 여자아이는 수술 후 뇌 손상이 너무 심해 12일 만에 사망했다.

 

이 사례를 보고한 중국 베이징대 국제병원 의료진에 의하면, 머리에 기생태아가 발생할 경우 거의 100% 생명에 위협적이다. 의료진은 “태아 속 태아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으며 원인은 환경오염, 유전적 요인, 저온, 임신 초기 살충제 노출, 기타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미국 사례보고서 저널 ‘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게재됐다.

 

기생태아 발생의 정확한 원인은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자궁 안에서 만들어진 일란성 쌍둥이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만 확인되고 있다.

 

2022년에는 인도에서 생후 3주 여자아이의 배에서 무려 8명의 배아가 발견되기도 했다,

보통 1~3개의 배아가 발견되는 것과 달리 8개의 배아가 발견된 사례는 처음이다. 이 아이는 수술을 받고나서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