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성묘 벌초 앞두고 말벌 조심하세요

올해에만 벌에 쏘여 13명 사망
오랜 폭염으로 말벌 개체 수 늘어
밝은 옷 입고 향수 뿌리지 말아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올해 유난히 길었던 폭염으로 전례 없던 말벌 비상이 걸렸다. 예년보다 말벌 발육이 빨라져 개체 수가 급증한 데다 7~9월 번식기까지 겹쳐 말벌의 공격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벌초나 성묘객이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5054건으로 최근 3년 같은 기간 평균 3849건보다 31%나 늘었다.

 

벌에 쏘여 사망한 사람만도 지난 4일 기준 13명이나 된다. 벌에 쏘이면 심정지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2020년 7명, 2021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이미 예년 수준을 넘어섰다.

 

◇벌에 쏘이면 어떤 증상이?

 

벌에 쏘이면 벌 독에 의해 가렵고 붉게 부풀어 오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벌 꽁무니에 있는 침에는 독을 쏘는 분비선이 두 개 있다. 두 분비선에서 나오는 벌독은 꿀벌의 경우 1만 분의 2~3g 정도이며, 말벌은 훨씬 많다.

 

벌독에는 약 42종의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벌독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면 아나필락시스 쇼크, 즉 격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혈액순환계에 이상이 생겨 정신적 흥분 상태에 빠지고, 숨쉬기가 힘들어지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두드러기, 복부 경련,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허탈, 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게 심하면 실신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응급조치는?

 

벌 독침이 박히면 신용카드 등을 사용해 밀면서 상처에서 독침을 뽑아내는 게 좋다. 이후 벌에 쏘인 자리에 냉찜질을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연고, 복용 약을 쓰면 통증이나 가려움을 가라앉힐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대체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어지러움, 현기증, 호흡 곤란이 계속되면 바로 119를 불러야 한다.

 

많이 움직이면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원한 그늘에서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벌에 안 쏘이려면

 

산에 갈 때는 밝은 색상의 옷을 피하고, 향수나 화장품을 뿌리지 않는 게 좋다. 긴소매 옷으로 팔과 다리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말벌이 공격하기 전 경계비행을 할 때는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뒤로 빠지면 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거나 쏘였을 때는 집단 공격을 피하기 위해 20∼30m 이상 벌집으로부터 빨리 멀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따거나 건드리지 말고 소방서에 연락해 벌집을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