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아직도 뎅기열은 우리에게 낯선 질환이다. 이름부터가 우리말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뎅기열(dengue fever)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 등 매개 모기에게 물려 주로 전파되며 수혈 등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뎅기열을 전파하는 문제의 모기는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지방에 분포한다.
5∼7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대부분 환자는 발열기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된다. 쇼크 상태에 빠지면 토혈, 혈변 등 심각한 출혈성 징후를 보인다.
치사율은 약 5%인데 조기에 치료받으면 1%까지 줄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치사율이 20%까지 올라가는 위험한 병이다. 문제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현재 상용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다행히 뎅기열을 전파하는 모기가 서식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대학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뎅기열에 감염돼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기후변화와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모기 매개 질병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왕래가 잦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해외 여행 시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뎅기열 환자는 이달 26일 기준으로 170명이 발생했다. 지난해 동기 146명보다 16.4% 늘어났다. 대부분 유행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게 물려 감염된 후 입국한 사람들이다.
유입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가 64명(37.6%)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필리핀이 44명(25.9%)이다. 태국은 22명(12.9%),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각각 8명(4.7%)이다.
주요 뎅기열 유입국인 필리핀에서는 지난 4일 기준 누적 26만 994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702명이나 사망했다. 이는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는 약 4만 32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404명이 사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염자는 2.5배, 사망자는 약 3배로 늘어났다.
지난 7월에는 비유행 국가였던 이란과 프랑스 등에서 지역감염이 처음 발생했다.
국내 뎅기열 환자 수는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줄었다가 다시 느는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73명, 2020년 43명, 2021년 3명, 2022년 103명, 지난해 206명이다.
뎅기열이 의심되면 입국 시에 검역관에게 신고하면 뎅기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전파를 막기 위해서 치료 종료 후 6달간은 헌혈은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