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가슴 냄새 맡는 반려견 덕에 유방암 발견”

가슴을 파고드는 강아지 행동에 병원 방문
삼중음성 유방암 2기 진단 받고 완치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들 보고돼
개의 예민한 후각이 질병이 풍기는 냄새 포착
개는 인간 후각의 1만~100만 배 강력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31세 여성이 반려견이 자꾸 가슴을 파고들어 냄새를 맡는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자 병원을 찾아 유방암을 진단받았고 완치됐다.

 

13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브리아나 보트너라는 여성이 키우는 반려견 ‘모치’는 2023년 보트너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냄새를 맡고 앞발로 가슴을 꾹꾹 누르는 행동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모치뿐 아니라 다른 반려견까지도 같은 행동을 했다.

 

그는 3개월 전 유방암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었으나 가슴에 모기에 물린 것 같이 작게 부어오른 자국이 생겨 재검사를 해야 하나 고민했던 참이었다고 한다.

 

보트너는 “주인이 암에 걸린 걸 냄새로 알아채는 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며 “모치의 행동이 이상해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단 결과 그는 삼중음성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고 종양은 3.81㎝ 정도로 커진 상태였다. 삼중음성유방암의 생존율은 초기 단계에서는 거의 100%에 이르지만 림프절과 주변 장기로 퍼지면 31%까지 떨어진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표피성장인자 수용체가 모두 없는 유방암이다.

 

보트너는 16번 이상의 항암 치료를 받았으며 양측 유방 절제술도 받았다. 보트너는 최근 암 완치 판정을 받고 3개월마다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고 있다.

 

보트너는 “모치 덕분에 즉시 치료를 받아 살 수 있었다”며 “우리는 반려견들이 말을 하지 못해 우리와 소통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녀석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과소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들 보고돼

 

반려견 덕에 암을 발견한 사례는 종종 보도가 됐었다. 2023년 영국의 한 50대 여성은 반려견이 계속해서 자신의 엉덩이 냄새를 맡자 병원에 방문했고 항문암 3기를 진단받았다.

 

2022년에는 반려견이 가슴을 누르고 냄새 맡는 행동을 한 달 넘게 반복하자 병원을 찾아 유방암을 진단받은 영국 여성의 사례도 보도됐다.

 

◇개는 뛰어난 후각으로 질병이 풍기는 냄새 포착

 

전문가들 견해에 따르면 개의 후각은 품종에 따라 인간의 1만~100만 배 더 강력하다. 사실상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어떤 품종의 경우 티스푼의 10억 분의 1에 불과한 농도의 물질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의 후각수용체는 약 3억 개로 인간보다 50배가량 많고, 대뇌에서 후각을 관장하는 후각망울의 크기도 최소 30배 이상 크다.

 

이런 개는 암세포가 방출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의 독특한 냄새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트너 애완견 모치는 푸들과 코커스파니엘 믹스견인데, 두 품종 모두 사냥에 이용되던 종으로 지능이 높고 후각이 예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마약과 폭발물 감지에 투입되는 견종이다.

 

이 때문에 질환이 풍기는 특정한 냄새를 맡은 개가 주인에게 병에 걸렸다는 신호를 주는 행위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에 걸리면 체내 온도나 세포, 체액 흐름 등이 변화하면서 냄새가 발산된다. 개가 이 냄새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훈련을 받는다면 특정 냄새와 연관된 질환을 조기에 의심·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