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외로움 많이 느끼는 암 생존자, 사망 위험 60% 이상 높다”

미국 암학회 10년간 추적 조사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 필요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 피우는 것”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암 치료를 받은 생존자들 가운데 외로움을 많이 느낀 사람들이 적게 느끼거나 전혀 느끼지 않는 생존자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67%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 결과는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주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미국 암학회(ACS)는 2008~2018년 10년간 미국 전역의 패널 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의 암 생존자 3447명을 대상으로 UCLA 외로움 척도를 사용해 외로움 정도를 측정하고 2020년까지 생존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외로움 낮음/없음 그룹은 1402명(24.3%), 가벼운 외로움 1445명, 중등도 외로움 1418명, 심한 외로움 1543명 등으로 분석됐다. 외로움을 느끼는 암 생존자가 75%나 되는 것이다.

 

총 5808인년(1인년은 1명을 1년간 관찰한 값)의 추적 관찰 기간 중 외로움이 적거나 없다고 말한 생존자에 비해 외로움이 크다고 답한 생존자들의 사망 위험은 더 높았고, 외로움 정도가 심할수록 사망 위험도 더 커졌다.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낀 생존자 그룹은 가장 적게 느낀 그룹에 비해 무려 67%나 사망 위험이 높았다.

 

연구팀에 의하면 암 생존자가 외로움을 느끼면 적대감, 불안,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이 커져 흡연, 음주, 신체활동 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에 빠질 위험이 높다.

 

암학회 징쉬안 자오 연구 책임자는 “고립된 느낌을 받는 외로움은 암 생존자들 사이에 만연된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암 진단과 치료는 사회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외로움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 현재 1800만 명 이상의 암 생존자가 있고 2030년에는 22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로움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많은 편이다.

 

비베크 머시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이 지난해 펴낸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에 따르면 외로움은 일찍 숨질 위험을 26∼29%, 심장병 위험을 29%, 뇌졸중 위험을 32% 높인다.

 

이 보고서는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씩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로우며, 외로움으로 인한 건강상 위험이 비만이나 신체 활동 부족과 관련된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