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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반려고양이와 원충 감염...사람도 주의 필요

고양이 배설물 청소 때 장갑 착용
면역력 떨어지면 질병 일으켜

 

한국헬스경제신문 기자 |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톡소플라스마 원충이란 무엇인가


톡소플라스마 원충은 세포 내에 기생하는 원충성 기생충으로 톡소플라스마증을 유발한다. 톡소플라스마 원충의 종숙주는 고양이 및 고양잇과에 속하는 동물이며, 중간 숙주는 사람을 비롯한 기타 동물이다.

 

톡소플라스마 원충은 리놀레산이 풍부한 고양이의 장에서 기생하여 번식한다. 따라서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고양이의 대변에 노출될 경우 사람 역시 감염된다. 고양이 깔개나 배변 모래 등을 교체한 후 손으로 입 주변을 만지면 톡소플라스마 원충이 체내로 들어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은 야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에게 주로 일어나고, 가정에서 생활하는 반려묘들은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감염된 쥐는 두려움이 감소

톡소플라스마 원충은 숙주를 조정하는 독특한 기생충으로 알려져 있다.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 오줌 냄새 혐오감이나 고양이에 대한 선천적 두려움이 감소하여 조심성이 떨어지고 더 활발하게 활동해서 결과적으로 고양이에게 포식당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즉, 톡소플라스마 원충이 중간 숙주인 쥐의 뇌를 조종하여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 제네바 대학 연구팀은 2020년 1월 국제 학회지 『셀 리포츠(Cell Reports)』에서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감염된 쥐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는 행동 변화 대상은 고양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며, 변화의 원인 또한 대뇌피질의 염증 때문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반려묘를 키우면 사람도 뇌염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까

반려동물이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반려동물이 아이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거나 혼자 사는 노인에게 삶의 활력을 준다는 연구는 이미 많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반려묘를 키우는 것이 정신 질환의 주요 위험 요소라는 보고가 나오면서, 임산부나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반려묘를 계속 키워도 되는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023년 12월, 국제 조현병 의학 학술지인 『스키처프리니어 블러틴(Schizophrenia Bulletin)』에 흥미로운 자료가 실렸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두뇌연구소의 맥그래스 연구팀이 발표한 것인데, 198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1개국의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와 문헌 1,915개를 살펴 그중 반려묘를 키우는 것과 정신 질환 간 관련성이 있는 17개의 문헌을 분석한 결과, 반려묘를 키우는 것이 키우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2.2배 이상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맥그래스 연구는 톡소플라스마 원충의 작용과 정신 질환 간 연관 가능성을 제기한 것일 뿐 둘사이에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밝힌 것은 아니다. 정신 질환은 여러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므로, 반려묘를 키우는 것은 단지 무수히 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최근 연구들에서도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이 인체에 미묘한 행동 변화를 보일 수는 있지만, 정신 질환을 유발할 만큼 뇌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 예방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반려묘와 정신 질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은 인수공통전염병인 톡소플라스마 원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알맞다.

 

다만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를 보면 태아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될 경우 유산되거나 태어나더라도 25% 정도의 확률로 기형아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면역억제제 치료나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은 더 큰 위험을 안고 있으며 망막변성·림프절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염되면 보통 발열·근육통·인후통·피부 발진 등이 나타나는데, 증상이 비슷해 독감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 증상이 약해지면 감염된 걸 모른 채 지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톡소플라스마는 몸 안에 낭충 형태로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질병을 일으키므로 유사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 봐야 한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고양이 배설통 청소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장갑을 착용하여 직접 접촉하는 것을 피하고 고양이 화장실 소독도 자주 해야 한다. 또한 정원 흙이나 반려묘 배설물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하고 길고양이를 함부로 만지는 것은 금물이다. 먹이를 줄 때도 생고기 대신 시판이 허가된 사료를 주거나 잘 가열하여 조리한 음식을 공급하면 톡소플라스마 원충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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