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못난이 사과면 뭐 어때? 값 싸고 맛있는데”

흠집이 있어도 맛과 영양은 같아
정상 가격보다 최고 절반 이상 저렴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선임기자 | 아침에 사과 한 개를 먹는 걸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그런데 사과가 금값이 되면서 마트에서 사과를 집어드는 손이 떨린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켜온 간단한 건강 비결을 포기한다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사과가 다른 어느 과일보다도 건강에 좋다는 건 수많은 연구로 알려져 있다. 그런 속담도 많다. ‘하루에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의사 볼 일이 없다’(An apple a day keeps the doctor away)는 영국 속담이 널리 알려져 있다. ‘사과가 익는 계절이면 사람이 건강해진다’는 말도 있다.

 

‘애플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사과값이 두 배 이상 올랐다. 도매시장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도 10kg 한 상자가 10만 원 언저리다. 동네 마트에서는 1만 원을 주어도 사과 두세 개밖에 못 집어든다.

 

정부가 부리나케 사과값 인하 지원책을 발표하긴 했으나 올 햇사과가 나올 때까진 사과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사과를 싸게 먹는 방법이 없을까

 

요즘 어떻게든 사과는 꼭 먹어야겠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게 일명 흠이 있는 사과인 ‘못난이 사과’다.

 

18일 가장 큰 인터넷쇼핑몰에 들어가 ‘못난이 사과’를 검색해봤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5kg에 보통 2만~3만 원대, 10kg에 5만 원 안팎이다. 심지어 10kg 한 박스에 3만5,000원도 있다. 정상적 사과의 절반값이나 그 이하다. 못난이 사과 중에서도 그래도 최상품은 정상가보다 30% 정도 싸다.

 

사과를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 사람들은 ‘주스용 사과’를 고르면 된다. 모양이나 흠집은 관계가 없으니 못난이 사과보다 좀 더 싸다.

 

‘못난이 사과’는 벌레 먹은 자국이나 바람에 상처 난 자국, 우박 맞은 자국, 멍이나 갈라진 자국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못난이 사과만을 재배하는 농가는 없으므로 맛과 영양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제수용이나 선물이 아닌 이상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대형쇼핑마트도 못난이 사과 물량을 늘여 팔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보조개 사과’(보조개처럼 흠집 난 사과)를 판매하고 있다. 일반 사과 시세보다 30∼40% 저렴하다. 대형유통업체는 보통 농가를 돕기 위한 상생 차원으로 소규모로 못난이 농산물을 구입해 판매해 왔는데, 요즘은 거꾸로 소비자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산지를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겉은 못났어도 맛은 좋다’는 의미를 담은 ‘맛난이 부사 사과’ 3월 판매 물량을 지난해 같은 때와 견줘 50% 늘렸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용산의 대형마트를 방문해 비정형과(못난이 과일)와 소형과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사과를 시작으로 배까지 과일값이 대체로 오르면서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못난이 농산물이 귀한 대접을 받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못생겼어도 맛있다’는 의미로 ‘언프리티 프레시(Unpretty Fresh)’를 내 건 프로모션 행사도 있다.

 

◇흠집 사과 씻기

 

사과는 농약을 많이 치는 과일이지만 껍질에 영양분이 더욱 많아서 껍질째 먹는 사람들이 많다. 흠집 사과를 먹을 때는 평소보다는 잘 씻는 게 좋다. 패인 부분을 농약이 묻어 있기 쉽다.

 

먼저 물속에 10분 정도 담가둔 후에 문질러 씻는다. 그러면 대부분 수용성 농약은 90% 이상 제거된다. 그래도 잔류 농약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섞은 물에 5분 정도 더 담가 두었다가 한 번 더 문질러 씻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사과 효능과 부작용

 

사과는 식이섬유, 비타민C, 비타민A, 칼륨, 항산화물질, 폴리페놀 등 다양한 영양소를 갖고 있어 최고의 과일로 통한다.

 

사과의 효능으로는 면역력 강화, 심장 강화와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 감소, 폐기능 개선, 혈관 개선, 고지혈증 감소, 혈당 조절, 피부 개선, 소화 촉진, 변비 개선, 체중 감량, 구강 건강 증진, 어깨 결림 개선, 피로 회복 등이 있다

 

다만 과도하게 먹으면 속쓰림이나 소화불량,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공복에 많은 양을 먹는 건 피하는 게 좋다

 

◇언제 어떻게 먹어야 좋은가

 

아침에 먹으면 ‘금사과’, 점심에 먹으면 ‘은사과’, 저녁에 먹으면 ‘독사과’라는 말이 있듯이 사과는 아침 식후에 먹는 게 효과가 좋다. 위가 약한 사람은 특히 그렇다. 밤에 먹으면 위를 자극해 배변과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속이 쓰리게 되고 사과 효능을 반감시킨다

사과와 당근을 함께 먹으면 배변활동에 더욱 효과적이다.

 

사과는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은데 식감이 불편하거나 소화 문제가 있으면 썰어서 샐러드에 추가하거나, 샌드위치나 사과주스로 먹어도 좋다. 사과씨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시중에 판매되는 사과 첨가 제품에는 많은 당이 첨가돼 있어 유의해야 한다. 소금물에 사과를 담그면 단맛이 증가하고 갈변이 없어진다

 

◇사과 보관 방법

 

‘썩은 사과 한 개가 사과 꾸러미를 다 망친다’는 말이 있듯이 사과 1개가 썩으면 다른 사과들도 상하기 쉬우므로 자주 보관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사과는 에틸렌 가스를 방출해서 다른 과일의 숙성과 변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과와 다른 과일을 함께 보관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관련기사

4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