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의대 증원이 입시 판도 바꾼다

의대 쏠림 현상 더욱 심각해져...이공계 인재 유출
의대, 이공계 커트라인 낮아질 듯
빅7 지방 의대 탄생에 ‘지방 유학’ 문의 쇄도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선임기자 | 2025학년도 입시를 8개월 앞두고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2000명 늘어나자 입시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성적이 상위권이지만 의대 커트라인에는 모자랐던 고3 수험생은 물론이고, 이공계 대학생들도 이참에 반수, 재수를 해서 의대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 이공계는 학생들이 빠져나갈까봐 긴장하고 있다. 2000명 증원 규모가 4대 과학기술원 입학 정원을 합친 것보다 많기 때문에 ‘이공계 인재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벌써 나오고 있다.

 

지방 의대에서 휴학하고 다른 상위권 의대에 시험 치겠다는 의대생들도 많아질 전망이다. 의대 도전을 계획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합격선은 지방 대학의 경우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선발’을 적용하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능 수학 1등급을 받지 못했어도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에 들어가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

 

의대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당장 올해 입시부터 도미노 현상으로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 그리고 명문 대학의 합격 커트라인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입시학원들은 벌써부터 의대 진학 특별반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의 문의가 쇄도하자 의대 진학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명문 J학원은 31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권역에서 의대 설명회를 연다.

 

의대 증원 규모는 서울은 0명, 경인권은 361명(18%), 비수도권 1639명(82%)이다.

 

서울 지역 대학은 증원이 없기 때문에 입시 흐름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 외 지역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 해당하는 경인권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이 없어 비수도권에 비해 문턱이 낮아 수험생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입시학원들은 전국 수능 등수로 치면 정시 기준으로 기존에는 1200등까지 의대 합격선이었는데 2025학년도에는 1700∼1900등까지 합격권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

 

2000명이 증원되면 의대 총 입학정원은 5058명이 된다. 이는 2024학년도 입시 기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자연계열 학과 모집인원 총합인 5443명의 93%에 달하는 인원이다. 서울대 자연계열 입학생 수(1844명)보다 많다.

 

지방은 정원 200명의 ‘빅7 의대’(충북대, 충남대, 전북대, 전남대, 경북대, 부산대, 경상국립대)가 생겨나게 돼 지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지역인재선발 전형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현재 1071명(정원의 52.9%)에서 2197명(60%)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전형은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에서 고교 입학부터 고교 졸업까지 모두 마쳐야 지원 조건이 된다. 현재 중3이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는 조건이 강화돼 중학교 졸업까지 그 지역에서 해야 한다. 의사가 될 꿈을 갖고 지방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갈 학생들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 대폭 증원은 중학교, 초등학교 교육현장까지 여파를 미칠 것이다. 의대가 있는 지방 대도시의 부동산도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각 대학들은 달라진 의대 정원 결과를 반영해 5월까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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