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건강칼럼>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

정확한 진단 어려워.. 정확히 들어봐야

 

한국헬스경제신문 | 나지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부교수

 

소아청소년 두통을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

통증이 대개 그렇듯 두통 역시 어떻게 아픈지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이는 어른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통증의 성격이나 강도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아이들의 말만 듣고는 명확한 진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또한 아이들이 “머리가 아파요.”라고 두통을 호소할 때 부모나 교사는 이를 꾀병으로 치부하거나,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두통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 이는 일시적인 증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건강 문제일 수 있다.

 

소아청소년의 두통 진단은 병력을 청취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두통의 특성과 빈도, 동반되는 증 상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내리게 된다. 때로는 뇌 CT나 MRI와 같은 영상 검사 또는 뇌파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잠재적 원인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차두통 중에서는 중증의 두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두통이 단순히 일시적인 통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올바른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부모 역시 아이의 통증 호소를 가볍게 듣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소아청소년 두통의 종류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크게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두통은 두통 자체가 질환의 원인인 경우로 편두통, 긴장형두통, 군발두통 등 여러 유형으로 나타난다. 그중 소아청 소년에게서 가장 문제가 되는 일차두통은 바로 편두통이라 할 수 있다. 편두통은 대부분 한쪽 머리에서 강한 통증이 발생하며, 구토나 민감도 증가(빛, 소리 등)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편두통은 유전적인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부모나 형제 중에 편두통을 경험한 사람이 있 는 경우 그 자신 또한 편두통을 겪을 확률이 높다. 이러한 특성은 편두통이 단순한 피로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신 경학적 요소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한 편두통은 청소년기부터 급격히 유병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비해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불안, 잘못된 자세 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긴장형 두통은 대개 양측 머리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완화될 수 있다.

 

군발 두통은 드물지만, 매우 강렬한 통증을 동반하며 눈 주변에 통증이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이차두통은 두통 외에도 다른 신경 학적 원인이나 질환이 관련된 경우로, 뇌 질환, 혈관 문제, 신경학적 이상 등이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두통 외에도 구토, 시각장애, 발작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동반된다.

 

소아청소년 두통은 어떻게 치료할까

소아청소년 두통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일차 두통, 특히 편두통이 발생했을 때, 단순한 통증을 넘어 발작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잦아지면 선제적으로 약물을 사용하여 예방할 수 있으며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 투여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만으로 두통을 완전히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아이들이 편두통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 패턴, 균형 잡힌 식사,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또한 최근에는 편두통 예방을 위한 새로운 치료제인 항CGRP 단일클론항체가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제는 편두통의 발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기존의 치료제와 병행할 수 있다. 긴장형두통의 경우,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만큼 아이들에게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운동이나 명상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만약 두통이 만성화되었거나 치료가 어렵다면, 만성두통과 동반될 수 있는 이차적인 심리적 원인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차적인 심리적 요인이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하거나 심리학적 측면에서 개입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차 두통이 의심되는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최우선이므로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두통은 약물 치료뿐 아니라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생활 습관 교정이 병행될 때 훨씬 더 효과적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기 두통 치료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전문가의 지도하에 개인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