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강칼럼> MZ 세대에서 급증하는 고혈압

젋은 고혈압 환자 지속적으로 증가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흡연이 원인
방치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증 등 합병증 이어져

 

한국헬스경제신문 | 홍승희 하나로리더스헬스케어 부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30대 초반의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고 사내 보건관리자의 호출을 받았다. 검진 결과에서 고혈압 유소견자로 분류되어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 씨는 평소 아픈 곳도 없고, 혈압을 잴 기회도 없어서 혈압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또 나이가 젊어 혈압 조금 높은 것이 건강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MZ 세대, 고혈압 환자 변동 추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 데이터를 통해 ‘2017~2021년 고혈압 환자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세부터 39세까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19만 5,767명에서 2021년 25만 2,938명으로 29.2% 증가했다.

 

특히 20대 고혈압 환자의 경우 2017년 대비 2021년 44.4% 증가해 20대에서의 고혈압 증가 추이가 급격히 높아진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혈압이 더 이상 고령층의 질환으로만 간주될 수 없음을 보여 주며, 젊은 MZ 세대에서도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고혈압, 젊으면 괜찮을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 세계 사망 위험 요인 1위로 고혈압을 지목했다. 고혈압은 아무런 증상이 없어 혈압측정을 해 보지 않으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이다. 특히 MZ 세대의 경우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느껴 혈압 측정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조차 모르기도 한다.

 

하지만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심장 및 혈관이 손상되어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이가 젊다고 고혈압을 방치했다가 중년도 되지 않은 이른 나이에 갑작스레 뇌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상급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정상 혈압(수축기 120㎜Hg 또는 이완기 80㎜Hg 미만)에서 수축기 혈압이 20㎜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이 2배씩 증가하는 반면, 수축기 혈압이 2㎜Hg 감소하면 심혈관계질환 위험율은 10%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라 하더라도 고혈압의 예방 및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상 혈압 유지는 필수적이다.


MZ 세대 고혈압 예방과 관리

대한고혈압학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30대에서 자신이 고혈압임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17%, 고혈압 치료율은 14%밖에 되지 않았다. 젊은 고혈압 환자는 늘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율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건강검진이나 동네 병원 진료 등 기회가 될 때마다 또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젊은 나이부터 평소 자신의 혈압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혈압은 측정 장소, 심리 상태 등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한 장소에서 바른 자세로 혈압을 측정하여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층에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생활 습관이다.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비만, 흡연, 알코올과 음식물의 과다 섭취, 불규칙한 생활 방식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 고혈압의 원인이다. 그 밖에 유전적인 요인, 스트레스, 약물 복용 등도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MZ 세대들의 고혈압 예방은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저염식 및 균형 잡힌 식단,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된 생활 습관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생활 습관 개선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심뇌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한번 고혈압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약 복용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약물 복용과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여 목표 혈압에 도달하고 유지할 경우,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약 복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상승하기 때문에 주로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었지만,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고혈압 발병 연령이 20~30대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증상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관리가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젊은 나이 때부터 건강한 생활 습관을 형성하여 고혈압뿐 아니라 다른 만성 질환과 암까지 예방할 수 있도록 슬기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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