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양파껍질 버리지 마세요”…면역력↑·스트레스↓ 효과

농진청·민관학 연구로 효능 확인
양파껍질 차 등 식품 응용 기대 커져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선임기자 | 양파가 몸에 좋은 건 잘 알려져 있다. ‘혈관 청소부’라 불릴 만큼 혈액 순환을 돕는 쿼세틴이라는 성분이 풍부하다. 쿼세틴은 혈관벽의 손상을 막고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 농도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수치는 높인다.

 

 

그런데 양파가 들어간 요리를 할 때 누구나 껍질은 버리고 음식물쓰레기 양은 늘어난다.

 

그동안 쓸모없다고 찬밥 신세이던 이 양파껍질이 다양한 영양소를 갖춰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앞으로 식품에 응용돼 양파껍질 차나 음료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민‧관‧학 협업으로 양파껍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은 효능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에는 국립농업과학원과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양대학교, 순천대학교, 전라남도농업기술원, 무안군농업기술센터, 푸드웰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양파껍질 추출물을 대식세포에 적용한 결과, 아무것도 처리하지 않은 대식세포보다 면역세포 활성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면역세포가 만드는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 분비 조절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파껍질 추출물을 면역력이 떨어진 쥐에 적용한 결과, 면역세포 활성이 64% 증가했으며, 면역 반응을 수행하는 면역글로불린(IgG) 또한 12% 늘어났다.

 

연구진은 면역력이 저하된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는 29%, 감염 증상(감기, 편도염, 인후염 등)은 35.2% 줄었다. 그리고 삶의 질은 46%, 면역이 높아졌음을 자각하는 정도는 9% 높아졌다는 설문 답변이 나왔다.

 

농진청은 “잘 마른 양파껍질은 오래전부터 음료 원료로 쓰였다”면서 “직접 먹을 수 있는 부위보다 최대 100배 많은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고, 강력한 항산화와 면역조절 효과가 있는 쿼세틴이 다른 과채류보다 많이 함유된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양파껍질의 효능을 추출 방법을 달리해 평가했는데 양파껍질을 뜨거운 물에 끓여 추출했을 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ntioxidants’, ‘Nutritional Research and Practice’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특허출원됐다.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 추출법, 흡수율 증가 방안, 부위별 소재화 등을 연구해 양파껍질 이용 간편식 개발을 지원하고 산업체에 기술이전 했다.

 

최근 양파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버려지는 양파껍질도 많아지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양파 소비량은 1985년 7.8kg이던 것이 2021년에는 31.8kg로 늘었다. 버려지는 양파껍질은 양파 전체의 18~26%라고 한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국내산 양파껍질 100g이 1만원 대에 팔리고 있다.

 

◇양파껍질 활용 방안

 

양파껍질은 그 자체로 소비하기에는 다소 질긴 질감과 강한 맛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차로 우려 마시거나 국물 맛을 내는 데 사용하는 게 좋다. 양파껍질을 국물에 넣어 우린 후 제거하면 요리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양파껍질 차를 만들어 마시기 위해서는 우선 양파를 깨끗이 씻어 껍질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한두 개의 양파 껍질이면 차로 우려내기에 충분하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양파껍질을 넣고 약한 불에서 5-10분간 더 끓인다. 이 시간 동안 양파껍질의 영양소가 물에 우러나온다. 끓인 차를 체나 깨끗한 천을 사용해 걸러내 양파껍질을 제거한다.

 

꿀이나 레몬즙을 추가해 맛을 내도 좋다. 차의 맛을 부드럽게 해주고 추가적으로 영양소를 공급해 준다. 양파껍질 차는 소화도 도우므로 식후나 식사 사이에 마시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