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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

40대 여성에 발생률 높아..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
HPV 백신접종 통해 예방 가능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병석 하나라오의료재단 총괄원장(산부인과 전문의)>

 

자궁경부암은 2021년 여성암 발생률 11위에 해당하지만 5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여성에서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에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으며(24.5%), 50대(24.1%)·60대(17.2%)·30대(15%) 순으로 발생했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은 질과 연결된 자궁의 아랫부분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전체 자궁경부암 중 약 80~90%가 편평상피세포암이며,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HPV는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 피부에 흔하게 기생하는 바이러스로 성생활을 하는 사람 5명 중 4명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HPV에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HPV의 종류는 150여 종으로 이중 고위험군인 16번과 18번은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며, 구강암이나 외음부암·질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HPV 6번과 11번은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기도 한다.


HPV에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이 될까

 

HP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HPV에 감염된 사람 중 약 90%는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1~2년 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3~10%는 지속적으로 감염된다. 지속감염이나 재감염이 반복되면 수년 또는 수십 년에 걸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자궁경부암은 정상 조직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자궁경부이형성증)이 1단계 경증과 2단계 중등증, 3단계 중증을 거쳐 자궁경부 상피 내에만 존재하는 자궁경부 상피내암(자궁경부암 0기)으로 진행된다. 이 시기를 전암단계(암이 되기 이전 단계)라 하며,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정기적인 암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만약 이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하여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의 대표적인 진단 검사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자궁경부세포 검사(Pap smear)와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HPV test)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자궁경부세포 검사는 질경을 넣어 자궁경부를 보이게 한 다음 세포 채취용 브러시로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 검사는 위음성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으나 비교적 간단하고 통증이 없으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국가 암검진 지원 사업을 통해 만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HPV 검사는 자궁경부세포 검사와 동일한 방법으로 검체를 채취하여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자궁경부세포 검사에서 세포 변형이 나타나기 전에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으로 세포 내의 바이러스 종류를 검출하여 잠재적인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이 검사는 선별 검사인데 3~5년 간격으로 시행할 수 있으며, 세포 검사에서 양성인 경우나 성병 과거력이 있는 경우, 또 성생활이 활발하거나 평소 질염에 자주 걸리는 경우 권장된다. 자궁경부세포 검사와 HPV 검사를 병행할경우 자궁경부암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면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도 HPV에 감염되면 음경암·항문암·생식기 사마귀 등이 발병할 수 있으므로 성별과 관계없이 HPV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국내에서는 서바릭스 2가·가다실 4가·가다실 9가 백신을 접종한다. 세 가지 모두 16번·18번 유형 항원을 기본적으로 포함하며 백신에 따라 다른 유형 항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HPV 백신 접종 대상은 9~45세 여성, 9~26세 남성이며, 12~17세 여성 청소년 및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HPV 국가 예방 접종 지원 사업을 통해 서바릭스 2가 또는 가다실 4가를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백신 접종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을 피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 가도록 하자.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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