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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우리 아이 틱 장애 어떻게 치료할까

틱장애, 신경학적 장애.. 선천적.후천적 요인 모두
충분한 수면과 규칙 운동이 악화 막는 데 효과
아이 다그치면 더 악화.. 치료 필요

 

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은주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부교수>

 

학년이 새롭게 시작되는 3월은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해서 스트레스가 커지는 시기이다. 이때는 새 학기 증후군을 비롯하여 아이들의 불안감과 함께 틱 증상도 심해져 소아정신과를 찾는 경우가 많아진다.


틱 장애의 여러 증상


틱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 또는 목·어깨·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빠르고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운동틱), 불필요한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음성틱) 증상을 보이는 신경학적 장애이다. 운동틱으로
는 눈 깜빡임, 곁눈질, 코 찡그리기, 입 벌리기, 머리 흔들기, 목 움직이기, 어깨 으쓱하기, 팔 흔들기 등이 흔하고, 음성틱에는 헛기침, 목 가다듬기, 킁킁거리는 소리 내기, 입술 빠는 소리 내기, 상황과 관계없는 말 반복하기 등의 증상을 보인다.

 

틱은 일시적으로 억제는 가능하지만, 스트레스에 따라 증상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과성 틱은 남아의 경우 다섯 명 중 한 명에서 발병할 정도로 흔하지만, 만성틱이나 투렛 증후군은 1% 정도로 상대적으로 발병 비율이 낮은 편이다.


원인과 양상


틱 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뇌의 ‘피질-선조-시상-피질’ 회로와 도파민 체계에 변화가 생겨 일어나는 것으로알려져 있다.

 

틱의 발생은 이렇듯 주로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것이나, 사회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중추신경 자극제와 같은 약물에 노출될 때도 일어난다. 한편 드물기는 하지만 연쇄상구균 감염 등 환경적 요소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틱 장애의 초기에는 일시적인 틱 증상이 나타나다가 1년 이내에 없어지는 경우가 80% 이상이다. 보통 음성틱은 운동틱보다좀 더 늦은 나이에 생기는 경향이 있다. 운동틱은 주로 얼굴 부위에서 시작되는데, 틱이 진행될수록 점점 몸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양상을 보인다. 틱 장애를 겪는 환아 중 20% 정도는 증상이 1년이상 장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만성 틱 장애라고 하며, 그중에서도 운동틱과 음성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투렛 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틱 장애는 5세에서 7세 사이에 발병하여, 11세에서 13세경에 가장 심하게 악화되었다가 대부분의 경우에서 후기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에 증상이 현저히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성인기까지 심한 틱이 지속되는 경우는 전체 틱 장애환자의 10% 정도에 지나지 않으니 아동기에 틱이 생겼다고 해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떻게 진단하나

틱 장애 판정은 의사가 환아의 병력과 행동 등을 관찰하여 여러 정황을 종합한 후 이루어진다. 환아 또는 환아의 가족으로부터 틱의 가족력, 발생 시기, 지속 시간, 패턴 등 병력을 청취하고 틱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 증상과 관련이 있는 정보를 상세하게 수집한다.

 

틱 장애 환아들은 ADHD나 강박증 등 공존 질환이 함께 잘 생기므로 공존 질환 여부에 대한 평가도 세심하게 진행한다. 가장 흔한 운동틱 증상인 눈 깜빡임이 보일 때는 안과 질환(결막염), 음음, 킁킁 등 소리를 내는 음성틱의 경우에는 비염, 후비루 등 이비인후과 질환 여부를 해당 과 진료를 통해 먼저 감별한다.


또한 틱으로 오인될 수 있는 기타 운동 질환 등을 감별하기 위하여 신체검사와 신경학적 검사 등을 시행하며, 드물지만 감염 질환 후에 갑작스럽게 심한 틱이 발생하는 경우 혈액 검사, MRI 등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검사들은 다른 신경학적 질환과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며 통상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치료할까


틱이 1년 이내에 사라지는 일과성 틱 장애의 경우는 특별한 치료 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틱 증상을 보인다고 지적을 하거나 아이를 혼내면 아이가 수치심과 불안을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틱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야단을 치거나 참으라고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틱 증상은 습관도 아니고 일부러 하는 행동도 아니다.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운동 장애이므로 아이의 노력으로 호전되는 증상이 아님을 부모가 잘 이해해야 한다. 빈도와 강도가 약한 틱까지 무조건 다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빈번하게 계속해서 지속되거나,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 정도로 티가 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경우, 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또래 관계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에는 꼭 치료를 해야 한다.

 

대체로 1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틱 장애 및 투렛 증후군의 경우는 약물 치료를 한다. 약물은 뇌의 도파민 이상 분비를 교정하기 위해 항도파민 제제를 주로 쓰는데, 최근에는 식욕 증가나 졸림증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약제가 개발되어 아이들에게도 비교적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 약물 치료 이외에도 스트레스 및 긴장을 줄이기 위한 이완 훈련, 습관 반전 훈련, 반응 억제 훈련 등 여러 행동 치료 기법도 병행한다.


틱은 스트레스나 피곤한 상황에서 심해진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 관리를 하면 틱의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틱은 ADHD나 강박증뿐 아니라, 분노조절, 우울, 불안, 자존감 저하 같은 공존 증상과 교우 관계나 학교생활 등 다양한 문제가 함께 나타나기 쉬우므로 진단 시 공존 증상의 문제를 잘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틱은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여 공존 질환과 함께 꾸준히 잘 치료하면 대부분 소실되거나 완화되는 질환이다. 환아와 가족이 틱의 원인과 증상, 경과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이해하면서 치료에 임한다면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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