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윤 대통령 "전공의 입장 존중" vs 전공의 대표 "의료 미래 없다"

의대 정원 증원 둘러싼 의정갈등 이어져...출구 안보이는 의정 갈등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 만났으나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해...의견 차이만 확인

 

한국헬스경제신문 이상혁 기자 |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가 만났으나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와의 만남이 서로 의견 차이만 확인한 채 끝남으로서 향후 돌파구 모색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5일 대통령실과 의료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간 넘게 면담했다. 면담 내용에 대한 양측의 발표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통령실은 면담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박단 위원장이 이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겨 이런 기대감은 일순간에 무너졌다. 박 위원장은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가 허탈하게 끝나면서 향후 의정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유연한 처분을 고민해오던 정부도 다시 강경 대응 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박 위원장은 전날 저녁 비대위원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고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화를 이어갈지 여부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공백' 타개를 위한 접점을 쉽게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는 5일에도 의료계와 만나 의견을 듣는다.

 

이날 교육부에서는 충남대 의대를 방문해 총장과 의대 학장, 병원장 등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충남대 의대의 현재 정원은 110명으로, 2025학년도에는 200명으로 늘어난다.

 

의대 정원을 오히려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온 '강경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종교계와의 면담을 이어간다.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임 당선인은 전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면담에 이어 이날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와 면담한다.

 

임 회장은 8∼9일에는 대한불교조계종과 천도교, 한국천주교주교회와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전공의들의 이탈 이후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은 격무 끝에 진료를 줄이고 있다.

 

충북대 병원 교수들은 금요일인 이날부터 전공의 이탈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외래 진료 축소에 들어간다. 이 병원의 교수들은 매주 금요일 개별적으로 외래 진료를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 협의를 통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의료계 주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세종충남대병원 비대위는 '주 40시간 진료' 및 신규 외래 예약 축소 등 방침을 전체 진료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전공의 대표를 만났다는 점에서 돌파구 모색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의정 모두가 일단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 당분간 합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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