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헬스> 반려동물과 인공지능시대

펫케어에도 인공지능기술 다양하게 적용
사료급여기부터 원격돌봄까지.. 건강검진서비스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후장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인공지능기술이 반려동물 관련 분야에 적용되면서 펫 케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뉴욕에서는 인공지능기술이 수의사도 파악하지 못한 질병을 진단하여 강아지의 생명을 구한 사례가 화제가 되었다. 이후 인공지능 기술을 반려동물 사료 제조, 헬스 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한 제품들이 국내외적으로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국내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역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접목한 반려동물 관련디바이스 및 시스템 개발에 주목하면서 ‘펫 테크’ 시장이 새로운 사업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펫 테크는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위한 정보통신기술(ICT)를 의미한다.


최첨단 사료 급여기


초기 반려동물용 자동 사료 급여기는 단순히 시간을 설정하여 일정량의 사료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방식의 먹이 제공, 소통 및 관리가 가능한 기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또한 건강 관리와 훈련을 위한 웨어러블 단말기와 다양한 기능이 접목된 사료 급여기 등 종류 및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두 마리 이상 반려동물을 키울 때 한 마리가 다른 반려동물의 밥그릇을 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용기도 판매되고 있다. 스마트 용기에 접근하는 반려동물을 AI 카메라로 인식하여 밥그릇에 지정된 반려동물 외 다른 동물이 접근하면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 글로벌 사료회사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품종, 성별, 연령, 중성화 여부 같은 다양한 조건에 수의학적 지식을 결합해 700여 종의 제품들 중에서 맞춤형 영양 사료를 추천해 준다. 국내의 한 펫테크 스타트업 업체는 반려동물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수의사들과 수의영양학 전문가들이 설계한 인공지능 맞춤형 정보를 통해, 반려동물의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원격 돌봄 시스템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반려동물을 실시간으로 돌볼 수 있는 서비스도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로 사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집 안에 있는 반려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인도의 한 스타트업 업체는 반려견 돌봄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였는데, 설정을 해 두면 보호자가 집에 없을 때에도 시간에 맞춰 사료나 간식을 주고 공 던지기 놀이도 해 준다. 이 로봇에는 양방향 오디오와 비디오 화면이 장착되어 있어 원격으로도 반려견과 주인이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는 반려견의 위치를 탐색할 수 있고, 반려견이 짖는 소리를 분석해 반려견의 감정 상태를 보호자 스마트폰에 표시해 주기도 한다. 회사나 여행으로 보호자가 집 밖에 있을 때 반려견의 행동과 감정 상태를 앱으로 전달받을 수 있어서 반려견이 특수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다. 분리 불안 문제, 홀로 있을 때 응급 상황 등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건강 진단 및 모니터링 시스템


운동량 측정 센서와 위치 추적 장치가 부착된 디바이스를 통해 반려견의 활동량과 생활 양태를
측정하고 이를 분석하여 반려견의 비만을 관리하는 장치도 있다.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목걸이는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조기 증상을 감지할 뿐 아니라 질병 관리 및 위치 추적 기능도 제공한다.


사람에 적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의료 기술들도 반려동물의 의료 분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반려견과 반려묘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반려동물의 구강 상피세포 유전 데이터를 분석해 신장 질환, 비대성 심근증, 녹내장, 백내장 등 유전 질병 위험성과 미래 발병 가능성을 알려 주는 서비스이다.


또한, 국내 통신사와 수의과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반려동물 영상진단 시스템은 동물병원에서 촬영한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영상을 짧은 시간 안에 분석해 동물의 상태 정보를 수의사에게 알려 준다. 수의사들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인공지능이 판독한 영상 진단결과를 볼 수 있다.

 

인공지능 기반 헬스 케어 서비스


반려동물의 진료비 부담을 줄이고 진료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도 있다. 반려동물이 자주 걸리는 피부병, 외이염, 눈 질환 등을 관리해 주는데, 매일 반려동물의 눈, 치아, 귀 등을 촬영한 이미지를 보내면 이미지 변화를 분석하여 질병 전조 증상을 알려 준다.

 

또 다른 반려동물 헬스 케어 서비스는 반려동물의 눈이나 피부, 치아, 걷는 모습 등을 분석해 건강 이상 징후를 알려 주고, 행동 관찰 및 지속적인 건강 데이터 기록을 통해 건강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노령 반려동물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을 미리 진단해 주는 디바이스도 출시되고 있다. 반려동물용 인공지능 무선 청진기인 이 기기는 반려동물의 심장음을 분석하여 심장병 여부를 진단하고 보호자의 핸드폰으로 전송해 주는 장치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인체 의료 분야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었고,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반 헬스 케어 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반려동물 분야도 단순 치료 시대에서 진단과 예방 분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 건강 관련 디바이스나 플랫폼 서비스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