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영양

[채소/과일 열전] ⑧채소의 왕’ 시금치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얼마나 시댁이 싫으면 ‘며느리는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말까지 생겨났지만, 시금치는 명실상부한 ‘채소의 왕’이다.

 

시금치는 ‘뽀빠이’ 덕을 많이 봤다. 그런데 철분이 엄청 많이 들어있어 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처럼 힘이 난다는 건 잘못된 상식이다. 시금치의 철분 함유량은 다른 야채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각종 비타민, 칼슘 구리 망간 등 무기질류, 섬유질, 항산화 물질 등 다른 영양소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최고의 수퍼푸드다. 시금치를 먹으면 뽀빠이만큼 힘이 세질 수는 없어도 올리브처럼 날씬해질 수는 있다.

 

시금치(spinach)는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다. 내한성이 강해 전 세계에 널리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15세기 무렵에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1596년 중국 명나라 이시진이 지은 약초학의 연구서 ‘본초강목’에는 “시금치는 혈맥을 통하게 하고 속이 막힌 것을 열어 준다”고 써져 있다.

 

시금치에는 비타민 C가 채소 중에서 제일 많이 들어 있다. 또한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A, 비타민 K, 나이아신, 엽산, 사과산, 구연산, 사포닌 등이 함유되어 있고 당질, 단백질, 지방, 칼슘, 철 등의 영양소도 듬뿍 들어 있다.

 

비타민 외에도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해 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그래서 변비, 위장장애,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데 효능이 좋다.

 

이밖에도 빈혈, 류머티즘, 통풍, 치질, 정력 감퇴, 심장 장애, 신장 장애, 거친 피부 등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이 많이 함유돼 폐암 등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보혈강장 효과가 있어 발육기 어린이는 물론 임산부와 노인에게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풍부한 철분과 엽산은 뇌기능을 개선해 빈혈과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수산이 함유되어 있어 오랜 기간 많이 먹으면 신장이나 방광에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시금치는 채취해 하루만 지나도 반 이상의 영양분이 감소되는 약점이 있다. 시금치 성분 중 가장 많은 비타민 C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살짝 데쳐야 한다.

 

된장을 풀어 시금치국으로 먹거나 데친 후에 참기름, 소금, 마늘 등 다진 양념 등과 함께 버무려 나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붉은 색 뿌리에는 조혈 성분이자 요산을 배출하는 구리, 망간과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버리면 아깝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시금치는 재래종과 개량종 두 가지가 있다. 맛은 재래종이 월등히 좋은데 양에 비해서 훨씬 비싸며 보기가 어렵다. 재래종이 개량종에 비해서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려 수확이 느리기 때문이다.

 

재래종 시금치는 노지시금치, 섬초 등으로 불리며 각 지방의 이름이 붙어 팔리고 있다. 시금치 제 철은 겨울과 초봄이다. 여름 시금치는 성장이 무척 빠른데 맛은 겨울철 시금치에 비해 떨어지며 식감도 좋지 않다. 한겨울 바람을 맞으며 큰 남해 시금치를 초봄에 무쳐 먹으면 기가 막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