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병 저런 병] ⑨음경만곡증...“발기가 되면 음경이 휘어져요”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남자들에게만 발생하는 이 병은 어디에 대놓고 말하기도 어렵고 혼자 끙끙 앓는 질환이다.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한다. 조기 치료를 하면 개선이 될 수 있다.

 

‘페이로니병’이라고 불리는 ‘음경만곡증’이다. 남성 비뇨기의 기능 관련 질환으로는 발기부전이나 조루증이 가장 많은데 이 병은 그만큼은 아니지만 아주 드물지는 않다.

 

평소에는 멀쩡하게 보이지만 발기 시에만 음경이 휘고 통증을 일으키며 발기력이 떨어지고 삽입을 어렵게 만든다. 혹자는 바나나처럼 휘어진 음경이 성적 자극을 강하게 줄 수 있다고도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중년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고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추세다. 국외의 문헌에 의하면 30대는 0.15%, 40대는 3.0%, 50~60대는 4.0%, 70대 이상은 6.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이 병을 보고한 프랑스 의사 페이로니의 이름을 따서 페이로니병(peyronie’s disease)이라고 한다.

 

음경 속에는 물풍선 같은 음경해면체가 있다. 성적 자극을 받으면 여기에 피가 몰려 발기가 이뤄지고 사정을 하고 나면 피가 빠져나가 원 상태가 되는 것이다.

 

해면체는 백막에 둘러싸여 있는데 이 곳 일부에 딱딱한 판 같은 섬유화 결절이 생겨 음경이 구부러지는 것이다.

 

 

백막의 일부가 딱딱한 판으로 바뀌면 이 판은 탄성이 없어서 발기가 될 때 판이 없는 반대 측은 늘어나는 반면, 판이 있는 부위는 늘어나지 않아 음경이 휘게 된다. 그 판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구부러지는 상태가 다르다. 아래로 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은 좌측으로 휘는 경우다.

 

음경만곡증은 선천적, 후천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선천적 원인은 음경해면체의 불균등한 발달, 음경해면체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요도 해면체,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후천적으로는 음경에 생긴 작은 상처가 장기간 치유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음경 골절과 같은 음경의 손상, 특정 부위에 대한 지속적이고 무리한 자위행위 등이 있다. 음경에 발기부전 치료 주사제를 자주 놓아도 그럴 수 있다.

 

최근 10년 전후부터 이 병이 증가하고 있다. 과도한 지방과 칼로리 섭취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식습관이 지방과 간에서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신체 내에 염증 반응을 유발해 백막에 딱딱한 판이 형성되도록 조장한다. 그래서 비알콜성지방간 환자은 정상인보다 약 5배, 고지혈증은 3.5배, 고혈압은 약 2배 잘 발생한다. 흡연자도 4.6배 잘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환자들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다가 크게 휘어진 것을 알고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다.

 

치료가 쉽지는 않다. 약제 복용, 주사요법, 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성관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휘었다면 수술을 한다. 봉합사를 이용하여 백막에 주름을 잡고 매주는 단순봉합법이나 백막성형술 등을 한다. 수술 합병증으로 발기부전, 음경 단축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성관계가 가능하다면 약제를 복용하고 가능한 수술을 뒤로 미루기를 권한다. 약제로 개선 효과가 미미할 수 있는데, 그래도 약을 중단하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복용하기를 권한다.

 

음경에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조기 치료로 개선뿐만 아니라 진행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