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강정민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소아치과 조교수
어린이의 구강 건강은 단순히 치아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부모가 유치는 어차피 빠질 치아라고 생각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유아기부터 올바른 구강 관리 습관을 들이는 것은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아직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매우 크다.
어린이 구강 건강의 중요성
건강한 유치는 아이들이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중요하며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유치는 발음 등 언어 발달과 연관이 있고 심미적 기능도 하기 때문에 아이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치 상태가 좋지 않아 너무 일찍 탈락하게 되면 씹는 능력이 떨어져 영양 섭취에 영향을 받고, 심한 경우 성장 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영구치가 나올 공간을 유지하는 유치의 역할이 상실돼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 덧니가 나올 수도 있다.
구강 건강은 단순히 입안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충치나 잇몸 염증과 같은 구강 질환은 면역력이 약하거나 심장 질환이 있는 어린이들에게 전신 감염(병증이 최초 감염 부위에서 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현상)과 같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시절부터 구강 건강을 철저히 관리해야 어른이 된 후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어린이 구강 건강 관리 방법
어린이들은 단 음식을 좋아하고, 치아에 해로운 간식을 자주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과 음료는 충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충치는 입속 세균이 설탕을 분해할 때 생
성되는 산이 치아를 부식시켜 발생한다.
따라서 단 음식을 자주 먹는 어린이들은 충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양치질의 경우,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어린이 구강 건강의 시작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올바르게 양치하는 습관을 들이면, 성인이 되어서도 구강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어린이는 스스로 완벽하게 이를 닦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가 함께 양치질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며, 최소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보호자가 지도하여 양치질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 칫솔과 불소가 포함된 어린이 치약을 사용해 하루에 두 번, 아침과 저녁에 꼼꼼하게 이를 닦아야 한다. 특히 취침 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 습관을 들여야 밤사이 세균이 증식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치과 검진이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아이의 구강 건강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국내 소아청소년치과학 교과서와 미국 소아치과학회 지침에서는 생후 12개월 이전이나 첫 치아가 나오는 시기에 치과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생후 18개월부터 총 4회 국가 영유아구강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니 검진시기를 확인하여 방문하길 바란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치아 상태뿐만 아니라 식습관, 구강 위생 상태, 구강 기능 등을 살펴 문제점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불소와 실란트가 중요하다. 불소는 치아의 에나멜을 강화하여 충치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이들의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불소가 1000ppm이상 함유된 고불소치약 사용을 권장한다. 다만 적정량의 고불소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쌀알 크기, 3세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에게는 완두콩 크기만큼 치약을 사용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가급적 불소치약을 삼키지 않도록 지도하고, 소아치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아이의 구강 건강 상태와 불소의 적절한 사용량을 확인해야 한다.
실란트는 어린이의 영구치 어금니 표면에 보호막을 씌워 충치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특히 어금니는 깊고 좁은 홈이 많아 음식물이 잘 끼고, 칫솔로 완벽하게 닦기 어려워 충치가 잘 발생하는 부위이다. 실란트는 어금니 홈을 메워 음식물이 끼는 것을 방지하고 충치 발생 가능성을 줄인다.
어린이 구강 건강은 어릴 때부터 꼼꼼하게 관리해야 평생 동안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다. 유치는 영구치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기초가 되며, 구강 건강은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들이고,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불소와 실란트 같은 예방 치료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구강 건강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 아이에게 본보기가 되어 구강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고, 치과 치료가 아프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 치아를 잘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제공하여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