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성환 서울대학교병원 약재부 의약정보파트장
봄이 오면 따뜻한 날씨와 함께 꽃가루, 미세먼지 때문에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 가려움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런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인 치료제이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알레르겐
알레르겐은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무해하지만, 특정한 사람들에게는 위해 요소로 작용한다.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면역 체계가 이를 위협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히스타민 등의 화학 물질을 분비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한다.
음식(유유, 계란, 땅콩, 해산물 등)과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과 비듬, 곰팡이 포자, 바퀴벌레 분비물 등이 대표적인 알레르겐이다.
항히스타민제의 올바른 사용법과 주의 사항
알레르기 반응은 면역계가 특정 물질(알레르겐)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이다. 정상적인 면역계는 몸에 해로운 병원체에만 대응해 방어하지만, 알레르기 환자의 면역계는 병원체가 아닌 꽃가루나 먼지에도 과민 반응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면역세포인 비만세포(Mast Cell)가 활성화되며, 히스타민을 비롯한 염증 매개 물질을 분비한다. 히스타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점막을 부풀게 하여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또한 신경을 자극하여 가려움증과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면역 반응이 코에서 발생하면 알레르기 비염, 피부에서 발생하면 두드러기, 기관지에서 발생하면 천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차단하여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이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뿐 아니라 피부 가려움증, 두드러기, 알레르기성 결막염 치료 등에 쓰인다. 항히스타민제는 1세대와 2세대로 나뉜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 여러 번 투여해야 한다.
반면 체내 반감기는 길어서 졸음이나 기억력 저하 등 중추신경계에 대한 작용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운전이나 집중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위험이 따르므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항콜린성 효과로 인해 구강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하지 않아 졸음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오래 지속되어 하루 한 번 복용으로도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서는 졸음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대다수의 항히스타민제는 임부, 수유부 및 6세 미만 소아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임부나 6세 미만 소아가 항히스타민제 복용이 필요할 경우, 전문가와 상의 후 적절한 의약품을 추천받아 복용하도록 한다. 또한 일부 성분은 모유를 통해 전달될 수 있으므로 수유 중인 여성은 항히스타민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 감기약에도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경우가 있어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공통적으로 히스타민 수용체(H1)를 막는 기전으로 작동하고, 두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약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비례해서 증가한다는 뚜렷한 근거가 없다.
또 과량 사용 시 중추신경계 억제 및 녹내장, 전립선 비대 등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먹고 있는 감기약 성분을 잘 확인하여 두 가지 이상의 약을 같이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항히스타민제만으로 증상 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국소 적용이 가능한 스테로이드 비강문무제제나 안약 등을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항히스타민제를 항우울제 등 중추신경 억제 약물이나 알코올 등과 함께 섭취할 경우 진정 작용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역시 병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어지러움, 구강 건조, 위장 장애, 두통, 심박수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심한 경우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한다.
음식과의 상호 작용 및 보관 방법
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 펙소페나딘의 경우 음식과 상호 작용이 큰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자몽, 오렌지, 사과주스 등 과일주스는 위산도에 영향을 주어 약 흡수를 방해하고 약효를 저하시키므로 펙소페나딘 복용 전후로 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보관 방법도 알아 두자. 항히스타민제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깜박 잊기 쉬우니 주의하자. 다른 용기에 바꾸어 보관하는 것은 사고의 원인이 되며, 약효 유지에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원래의 용기에 그대로 담아 사용한다. 유통 기한이 지난 약물은 가까운 약국의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 환경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올바르게 사용하면 봄철 알레르기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본인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하고, 사용 시 주의 사항을 잘 지켜 건강한 봄을 보내시기 바란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