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g 저용량 아스피린의 두 얼굴

“매일 복용하면 지방간 감소에 도움”
심혈관계 질환 예방 도움? 여전한 논란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선임기자 | 한때 아스피린을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아스피린에는 세 종류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아스피린은 가정에서 상비약으로 구비하고 있는 500mg 용량으로 해열진통소염제다. 두통, 치통, 생리통, 근육통 및 감기 증상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약이다. 매일 복용하는 영양제가 아니라 증상이 있을 때 또는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다.

 

두 번째로는 어린이용으로 나온 저용량 아스피린 100mg으로 같은 해결진통제다.

 

세 번째로는 같은 100mg이거나 그 이하 용량이지만 용도가 전혀 다른 ‘아스피린프로텍트정(Aspirin Protect)’이다. 이 약은 해열진통제가 아니라 항혈전제 약이다.

 

문제는 바로 이 약이다. 효능과 부작용에 있어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므로 전문의 상담과 주의가 필요하다.

 

아스피린프로텍트는 심근경색, 뇌경색, 협심증을 일으키는 혈전 생성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심혈관계 약물이다. 대한약사회 산하 약학정보원에도 이렇게 적혀있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경우 혈액이 끈적해서 혈전이 생기기 쉬워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데 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약값은 1정에 100원 이하다.

 

아스피린을 매일 먹으면 심장에 좋다고 복용하는 어른들이 있는데, 이 약을 먹어야지 일일반 진통제로 사용되는 500mg 고용량을 먹어서는 안 된다.

 

사실 아스피린은 부작용이 많은 약물이므로 남용해선 안 된다. 대표적 부작용으로는 지혈이 되지 않을 수 있고 위궤양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의사들은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는 5~7일 전에는 아스피린 계통 약물 복용을 중단하라고 한다.

 

◇저용량 아스피린, 지방간 완화에 도움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비알콜성 지방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화기 내과 전문의 트레이시 사이먼 교수 연구팀이 6개월간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40명씩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실험군)에는 저용량 아스피린, 다른 그룹(대조군)엔 위약을 6개월간 매일 투약했다.

 

그 결과 실험군은 간 내 지방량이 11.7% 줄었고 대조군은 1.9% 늘었다. 실험군은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와 아스파테이트 아미노전이효소(AST), 염증·간섬유화 수치도 호전됐다. 부작용은 상기도 감염, 관절통으로 두 그룹 모두 32.5%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 협회 저널(JAMA) 최신호에 발표됐다.

 

◇저용량 아스피린, “뇌졸중 위험 줄이지 못하고 뇌출혈 위험만 높인다”

 

지난해 7월에는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이 뇌졸중 예방 효과는 없고 출혈 위험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75~100mg 용량으로 처방되는 항혈소판 요법 중 하나다.

 

미국의사협회(JAMA)에 저용량 아스피린의 뇌졸중 예방 효과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는데 결론은 허혈성 뇌졸중 예방에 사실상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노인 1만 9114명을 대상으로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평균 4.7년간 뇌졸중 위험을 분석한 결과다.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은 1000인년당 3.4건으로 집계됐으며 위약군은 1000인년당 3.5명으로 분석됐다. 결국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이 1000인년당 0.5건을 감소시킨 것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했다. 뇌출혈의 발생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에 위약군에 비해 1.38배나 높았다. 그전에도 저용량 아스피린이 뇌졸중 예방 효과에 비해 출혈 위험이 더 크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이 뇌졸중 위험은 줄이지 못하면서 뇌출혈 위험만 높인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노인의 경우 뇌졸중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권고를 의미한다”며 “이를 명시한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태스크포스(USPSTF)의 권고를 강력하게 뒷받침한다”고 밝혔다.